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 및 중국발 악재 등 커진 대외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시 불안이 커진 가운데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도 그동안의 오름세를 마치고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순이익 합계는 1조5078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순이익 합계인 1조3745억원보다 9.7% 증가하는 규모다.
그러나 한국금융지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키움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82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634억원보다 30.6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고 삼성증권에 대한 순이익 추정치는 2337억원에서 1815억원으로 22.3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NH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187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397억원보다 21.78%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2284억원에서 올해 2253억원으로 1.3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른 지분법이익이 3분기 영업외손익으로 반영되면서 실적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한국금융지주에 대한 순이익 추정치는 564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2486억원보다 126.99%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회사 상장에 따른 지분법이익 증가로 실적이 대폭 늘어나는 한국금융지주를 제외할 경우 5개 증권사의 순이익 합계는 지난해 3분기 1조1259억원에서 올해 3분기 9435억원으로 16.20%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올해 분기별 실적도 줄어드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6개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 합계는 1조7110억원에서 2분기 1조5899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3분기에는 1조507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1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으로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지수익 정체를 꼽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들어 분기마다 줄어들고 있다. 올해 1분기 33조3420억원이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2분기 27조677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3분기에는 26조29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2.87% 감소했다. 특히 월별로는 9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24조9490억원으로 올해 중 가장 적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중 신용잔고 평잔은 2분기 대비 6~7% 증가할 것으로 보여 2분기에 이어 신용이자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다만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수수료 수익 축소로 전체 브로커리지 수익은 정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신규 자금의 증시 유입 약화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확인되는 특징적인 부분은 대부분의 증권사에서 신용공여 규모가 한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라며 "국내외 금리 상승 환경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조치, 증권사의 신용공여 한도 소진 등을 감안하면 개인 자금의 증시 신규 유입 강도는 향후에도 강화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순이익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환경은 아직 우호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길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예탁금의 이탈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자본시장의 유동성 환경은 양호한 수준"이라며 "직접투자 대체재가 없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과 비교 시 거래대금 증가율은 한국 시장이 압도적으로 최고라는 점 등을 보면 여전히 펀더멘털은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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