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역대급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약보합세에 그쳤다. 대만의 TSMC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으나 주가가 소폭 하락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관련주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가가 반도체 업황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만큼 주가 반등 가능성도 높다고 입을 모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삼성전자 종가는 전일 대비 0.14%(100원) 내린 7만15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에는 7만2400원으로 올랐으나 상승폭을 서서히 축소한 끝에 결국 하락 마감한 셈이다.
문제는 이날 삼성전자가 역대급 분기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3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73조원, 영업이익 15조8000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02%, 27.94% 증가한 수치이자, 분기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7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오는 26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SK하이닉스도 5거래일째 약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30일 10만3000원이었던 SK하이닉스 종가는 8일 9만4000원으로 떨어지며 8.73%(9000원) 급락했다.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인 TSMC도 비슷한 처지다. TSMC는 지난 8일(현지시간) 9월 매출로 전월 대비 11.1% 증가한 1527억 대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발표했던 사측의 가이던스에 부합한 수치이면서 역대 월간 최고 기록이다. 3분기 매출로는 4147억 대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11.4% 증가, 역시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하지만 TSMC도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거래소에서 110.04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전일 대비 0.71%(0.79달러) 하락 마감했다.
이들 반도체기업의 주가가 부진하는 배경에는 업황에 대한 우려가 자리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서버수요 증가로 호황을 누리던 반도체업계가 공급과잉으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DRAM과 NAND 부문의 경우 출하량 증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4분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중이다. 반도체 가격의 하락은 내년 2~3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IT기업을 정조준한 디지털세가 2023년부터 도입되는 것은 삼성전자의 실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20개국(G20) 포괄적이행체계(IF)가 최근 디지털세 최종합의문을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최대 5곳의 기업이 대상으로 매년 수천억원 규모의 세부담이 추가되리라 전망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는 기업들이 외국과 본국에서 이중으로 세금 부담을 지지 않도록 국내 법인세에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다만 주가가 긴 시간 조정을 받으면서 현재 주가가 바닥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또 업황을 6개월 가량 선행하는 반도체주의 특성을 감안하면 내년 2~3분기 반도체 가격 반등을 고려해 지금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 회사의 주가는 제품 가격 하락을 충분히 반영한 수준"이라며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우려보다 덜하는 등 실제 결과가 다를 경우 주가는 급반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RAM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1조원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라면서도 "주가는 이미 메모리 업황의 둔화 우려를 선반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시스템 반도체 실적 개선과 폴더블폰의 수요 호조를 감안하면 이른 시점에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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