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의원은 12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수소생산의 인프라 확보가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린수소 핵심기술 국산화율 70% 수준…개질방식 수소생산기지는 고작 1곳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소생산의 인프라 확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수소생산의 기술력을 높여 2022년까지 연간 47만톤(t)의 수소를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수소생산의 기술력과 인프라 모두 미비한 상태다.수소는 생산방식에 따라 그레이·그린·블루 수소로 구분된다. 정부가 최종적으로 목표하고 있는 친환경 그린수소는 수전해 기술로 얻을 수 있다. 이 분야는 일본 등 선진국이 앞서있는데 우리나라의 국산화율은 70%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기술경쟁력도 선진국을 100으로 놓았을 때 70 정도이며, 가격경쟁력은 80 수준에 머물렀다.
수소 튜브트레일러 목표만 16대, 현실은 0대…떨어지는 수소차 점유율
수소의 생산 단계 후 수요지까지의 운송 또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민간운영 수소 충전소 적자 해소를 위해 올해 3월 수소경제 전담기관 사업계획 일환으로 2023년까지 총 176대의 수소 튜브트레일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연내 수소 튜브트레일러 보급목표는 16대이며 정부와 가스공사가 각 50%를 투자해 총 32억원을 분담하는 구조다. 내년에도 보급계획은 단계적으로 늘려 2022년에는 80대를. 2023년에는 또 80대를 추가해 3년 내 176대의 수소 튜브트레일러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수소 튜브트레일러는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수소 생산과 인프라 공급의 엇박자는 수소차 점유율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전 세계 최초 수소차 상용화에 성공해 지난해 상반기 83%를 지키던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54%까지 하락했다. 생산·공급 인프라 미비는 신차 개발 지연으로 이어져 후발주자들에게 추격당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넥쏘의 글로벌 판매대수는 2879대, 도요타의 미라이는 439대였지만, 올해 상반기 각각 4680대, 3706대로 도요타가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수소차 핵심기술에 대한 정부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다.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만드는 스택의 핵심소재 기술의 국산화율이 50%에 그쳤다. 전력변환장치는 40%, 수소저장용기는 50%로 경쟁국인 일본에 뒤처져 있다.
수소생산 가격 공시 법적의무도 빠져…들쭉날쭉 수소가격
우리나라가 전 세계 최초 수소법 제정 국가지만 수소생산 가격 공시에 대한 법적 의무사항은 빠졌다. 때문에 수소의 도매가격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수소충전소 소비자 판매가격은 100% 유선으로 사업자에게 조사해야 한다.이러한 불투명한 시장 상황 때문에 수소충전소 평균 소비자 단가가 들쭉날쭉해도 해결이 쉽지 않다. 수소충전소 평균 소비자 단가는 ㎏당 8399원인데, 최저가격은 7000원이고 최고가격은 8800원이다. ㎏당 1800원이나 차이가 난다. 이는 휘발유가 리터당 최저가격과 최고가격의 차이가 119원밖에 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양금희 의원은 "현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로드맵의 목표 달성에만 급급해 시장질서의 기본이 되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대한 고민 없이 현실과 동떨어진 목표설정을 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자원이 부족해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수소자원을 활용하여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술기반으로 구체적이고 치밀한 계획을 통해 속도보다 안정을 목표로 내실화를 다져야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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