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소재 전문 기업 엔켐이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일정에 돌입한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에 대한 공모주 시장의 투심이 긍정적인 가운데 흥행 사례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켐은 오는 15일부터 3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공모 규모는 226만2625주이며 공모가 희망범위는 3만~3만5000원으로 제시됐다. 희망가액에 따른 공모 금액은 678억~792억원이다.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21~22일 일반 청약을 이어갈 예정이다.
엔켐은 2차전지의 핵심 4대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전해액 전문 기업이다. 2차전지와 전기이중층 커패시터(EDLC)용 전해액 및 첨가제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주력 분야는 전기차용 전해액으로, 국내 최초로 전기차 전용 전해액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요 배터리 거점인 한국과 미국, 중국, 유럽에 생산 및 영업 체제를 구축해 주요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CATL 등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372억원, 영업이익은 147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약 83%다.
엔켐은 상장 이후 전해액 생산 공정의 수직계열화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도 개발부터 양산까지 가능한 구조를 갖췄지만, 앞으로는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해 전해액 핵심 원료인 용매와 리튬염도 직접 생산하며 내재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안정적인 원료 공급과 함께 물류 및 관세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 증가가 기대된다.
최근 IPO를 진행한 소부장 기업들이 공모 과정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며 엔켐 역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청약이 진행 중인 지아이텍은 수요예측에서 20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한 1만4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올해 상장한 2차전지 관련 기업들 역시 상장 이후에도 상대적으로 좋은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9월 상장한 와이엠텍은 이날까지 3만3000원 수준으로 공모가(2만8000원) 이상의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증시에 입성한 원준도 7만원 후반대로 여전히 공모가(6만5000원)를 넘어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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