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국민의힘은 “특검(특별검사제)을 해야 할 이유는 더욱 명확해졌다”고 15일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역시 몸통숨기기, 꼬리자르기를 당초부터 목표로 잡고 수사하는 시늉을 한 것”이라며 “벌써 보름이 더 지난 이 시점까지 도대체 검찰은 뭐 했나 해놓은 건 유동규 한 사람 구속한 것 외에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언론을 보니 계좌추적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게 검찰인가”라며 “거의 파출소에서 하는 수사보다 못해 명확한 직무유기에 해당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검찰에 대한 법적 조치를 정식으로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부실수사하고 엉터리로 수사를 했기에 두 시간 남짓 만에 영장실질심사가 끝나나. 검찰이 할 말이 그렇게 없나”라고 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늑장·부실 수사로 일관하던 검찰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부랴부랴 구속이라도 시켜 면피하려다 망신을 자초했다”면서 “특검을 해야 할 이유는 더욱 명확해졌다”고 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수사의 ABC도 지키지 못한 검찰의 무능력이 영장 기각을 자초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당연히 선행했어야 할 성남시청 압수수색과 이재명 후보 소환조사를 생략한 결과”라며 “사건 핵심에 대한 수사가 없었으니 입증할 증거 역시 나올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대선 주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홍준표 예비후보는 “검찰의 부실수사 탓도 있겠지만 그동안 수백억을 들여 쌓아놓은 법조 카르텔이 더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면서 “모든 증거가 모여있는 성남시청 압수수색을 아직도 하지 않는 것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배려하는 증거 은닉과 인멸 기회를 주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홍 후보는 “사건을 검경이 나눠 따로 수사하는 것도 시간끌기에 불과한 부적절한 수사다. 그래서 특검이 필요한 것이다”며 “특검을 거부하는 자, 그가 바로 대장동 비리의 주범이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26년 검사 생활에 이런 수사 방식은 처음 본다. 검찰이 이대로 가면 명캠프 서초동 지부라는 말까지 듣게 생겼다”면서 “체포된 피의자도 아닌데 쫓기듯이 영장을 청구한 것은 신속하게 윗선에 면죄부를 주라는 하명에 따른 것 아니냐”고 했다.
윤 후보는 “배임의 공범을 밝히겠다면서 성남시청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 것은 일부러 구속영장을 기각 당하겠다는 얘기”라며 “권력에 굴복하는 수사가 계속된다면 특검으로 갈 수 밖에 없다. 70%가 넘는 국민들이 검찰 수사팀을 믿지 못하고 특검을 요구하는 것은 검찰 수사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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