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가 잇단 ‘특허 침해 소송전’ 나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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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지 기자
입력 2021-10-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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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 금지 판결에도 ‘특허 침해품’ 판매…“끝까지 간다”

발광다이오드(LED) 전문기업 서울반도체가 특허 침해 소송전에 잇따라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는 지난 12일 미국 텍사스 서부연방지방법원에 발광다이오드(이하 LED) 특허 관련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의 대상은 글로벌 유통기업 에이스 하드웨어다. 서울반도체의 16개 LED 특허를 지속 침해하고 있는 미국 최대 조명회사 파이트 일렉트릭의 필라멘트 벌브를 판매하고 있어서다.

서울반도체가 직접 파이트 일렉트릭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것은 전략의 하나다.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제조업체까지 한 번에 법적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기한 소송의 소장에는 “파이트 조명제품은 LED 조명의 각 제조 단계별 핵심 공정 관련된 16개가량의 서울반도체 특허 기술을 침해해 제작됐다”고 명시됐다.

파이트 일렉트릭이 침해한 기술은 서울반도체가 1조원 넘는 연구개발비(R&D) 투자를 통해 개발한 LED 산업의 제2세대 미래 기술이다. △고연색 구현 △고전압 드라이버 △광확산 렌즈 △멀티칩 실장 △광추출 향상 △신뢰성 향상 등이다.

이미 텍사스 동부연방지방법원과 캘리포니아 중부연방지방법원에서는 각각 2019년과 지난해 특허 침해를 이유로 파이트 일렉트릭의 LED 전구 제품에 대한 판매 금지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해당 제품들은 판매되고 있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앞서 판결이 났음에도 유통사에서 계속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직접적인 제재를 가하지 않는 한 불법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걸 막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특허 침해에 서울반도체는 소송 비용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속해서 특허 침해 소송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방침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지식재산권에 대한 존중 문화를 확산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당사가 비용 등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향후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에 더 힘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비교적 기술 진입 장벽이 낮아 특허 침해가 많은 LED 사업 특성상 공식 라이선스를 인정받아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 밖에 서울반도체는 유럽과 북미에서도 여러 차례 필라멘트 LED 전구 제품에 대한 판매 금지 판결을 받아 승소했다. 지난해 9월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이 서울반도체 특허를 침해한 필립스 브랜드 조명 회사의 필라멘트 LED 제품에 대해 판매 금지와 침해품 회수 및 파괴를 명령하는 판결을 하는 등 독일에서 두 차례 승소했다.

또 2019년 9월 미국 텍사스 북부지방법원은 미국 최대 LED 전구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는 필라멘트 LED 전구 제품이 서울반도체 특허를 침해해 총 두 건의 판매 금지 판결을 내렸다.

홍명기 서울반도체 대표이사는 “글로벌 제조 기업과 유통사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사회공헌을 외치며 한편으론 지적재산 침해가 분명한 제품을 단기 이익을 위해 제조하고 판매하는 두 얼굴을 가졌다”며 “이런 비즈니스는 세상의 젊은이와 중소기업의 희망사다리를 걷어차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반도체의 자연광 스펙트럼(빛배열) 발광다이오드(LED) '썬라이크(SunLike)'. [사진=서울반도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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