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또 디폴트 고비 넘겨...내년 32조 中 부동산기업 달러채 '시한폭탄' 째깍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곽예지 기자
입력 2021-10-29 14:3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헝다, 채권보유자에게 29일 시한 이자 지급

  • 빙산의 일각... 다수 부동산업체 디폴트 도미노 위기

  • 규제 강화 따른 시장악화…채권 돌려막기도 어려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부동산재벌 헝다그룹이 29일(현지시각)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다시 한번 넘겼다. 그러나 중국 부동산 업계의 불안한 ‘폭탄 돌리기’는 이제 시작이다. 부동산 업체들이 상환해야 하는 채무액이 곧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체들이 잇따라 디폴트 위기를 맞으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만기 달러채 이자 지급... 두 번째 디폴트 위기 넘겨
29일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헝다그룹 채권 보유자를 인용해 헝다가 29일 유예기간이 끝나는 달러 채권의 이자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지급된 이자는 지난달 29일까지 지급돼야 했던 달러 채권 이자 4520만 달러(약 529억원)다.

달러 채권은 30일간의 유예 기간이 주어져 지급일이 지나도 공식 디폴트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헝다가 또 다시 가까스로 디폴트 위기를 넘겼다는 의미다. 앞서 헝다는 지난 22일에도 전달까지 지급해야 했던 8350만 달러의 달러채 이자를 유예기간을 하루 앞두고 지급하며 아슬아슬하게 고비를 넘긴 바 있다.

다만 이번 달러채 이자 상환과 관련해 헝다 측도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중국 언론들도 보도를 내놓지 않아 아직 확인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게다가 설사 헝다가 채권 이자를 지급했다 하더라도 헝다의 부채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라 불안함은 여전하다.

헝다의 부채 규모는 약 2조 위안(약 366조원)에 달하며, 당장 다음달에도 11일까지 1억4800만 달러의 채권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외 올해 추가로 4건의 채권 이자를 감당해야 한다.

산더미 같은 빚더미에 헝다는 고군분투 중이다. 당장 주요 해외 채권 보유자들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단됐던 건설 프로젝트 재개도 추진 중이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부동산 개발을 완공해 고객에게 인도하고 잔금을 받게 되면 자금 사정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부동산 업체 빚더미...자금난 돌파구도 '막막'
문제는 중국 주요 부동산 업체들의 디폴트 도미노 조짐이다. 앞서 26일 중국 당다이부동산(當代置業, 모던랜드)은 전날 만기였던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달러채를 상환하지 못했다. 올 들어 달러채 이자를 상환하지 못한 9번째 부동산 업체라고 중국 증권일보는 보도했다.

현재 달러채 이자 미상환 업체로 알려진 곳은 판하이(泛海控股)와 화양녠(花樣年), 화샤싱푸(華夏幸福), 양광100(陽光100中國), 톈팡그룹(天房集團), 타이허그룹(泰禾集團), 신리(新力控股), 란광발전(藍光發展) 등이다.

이들을 포함한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상환해야 할 채무액은 만만찮다. 중국 부동산 시장정보업체 퉁처컨설팅연구원에 따르면 2021~2025년 만기가 도래하는 이들의 달러 채권 이자는 각각 14억9400만 달러, 273억2500만 달러, 182억8000만 달러, 190억3200만 달러, 179억9400만 달러다.

앞으로 5년간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막대한 규모의 달러 상환 압박에 시달릴 것이며 특히 내년에는 상환액이 최고조에 달해 디폴트 위험이 가장 크다는 얘기다.

그런데 자금난이 심각하다. 중국의 부동산 규제로 시장이 악화해 채권 돌려막기도 어렵다. 올해 3분기 부동산 업체들의 역외 채권 발행 규모는 60억82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나 급감했다. 29일 기준 이달에는 채권 발행이 3건으로 약 6억4700만 달러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37억9300만 달러의 채권 12건이 발행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업체들이 기댈 곳은 정부뿐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중국 경제계획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 26일 달러 채권을 많이 발행한 부동산 개발 업체들을 불러 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당국은 환전 등 절차 편의 지원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당국이 자국 부동산 업체들의 달러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다는 신호로 업계에서는 해석하고 있다고 증권일보는 진단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