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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유머 덕분에 화기애애했던 면담…文-바이든 만남은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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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이탈리아)=김봉철 기자
입력 2021-10-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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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례명 같은 靑수행원 소개에 “프란치스코 주니어”

  • 잇따른 교황 면담에 기대감…“입구·출구 엇갈렸다”

  •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엔 “日과 대화 열려있다”

29일(현지시간)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에 앞서 DMZ 철조망을 잘라 만든 평화의 십자가를 설명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교황청 제공·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의 온화하고 재치있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교황청을 공식 방문, 오전 10시 30분부터 20분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교황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조우는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통령과 함께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 알려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질 바이든 여사와 문 대통령에 이어 교황을 면담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이탈리아 로마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과 교황과의 단독 면담 뒷얘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면담 뒤 교황에게 수행원들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김정숙 여사를 보좌하는 최상영 제2부속비서관을 소개하며, 최 비서관의 세례명이 교황과 같은 ‘프란치스코’라고 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웃으면서 “프란치스코 주니어”라고 말해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교황께서) 굉장히 유머도 있으셨다”면서 “매 순간에 저희를 파안대소할 수 있는 멘트도 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교황의 면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교황은 문 대통령이 선물한 ‘평화의 십자가’에도 만족감을 표했다.

평화의 십자가는 노후 해안철책 철거 과정에서 나온 비무장지대(DMZ) 철조망 136개를 녹여 만든 십자가로, 한반도 전쟁 종식과 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의 염원을 담아낸 선물이다.

1953년 휴전 후 서로 떨어져 살아온 남과 북의 68년을 더한 것으로, 두 개의 68년이 하나로 합쳐져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제작 취지와 과정을 담은 USB(이동식 저장장치)를 전달했고,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꼭 보겠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또 양국 정상의 만남 여부를 묻는 질문에 “문 대통령이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 면담을 하고 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이 교황청에 도착했다”면서 “입구와 출구가 달라 조우하는 상황이 펼쳐지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교황과의 면담에 대해 “방북에 대한 교황님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방북 요청과 관련해 ‘북한 측에서 어떤 시그널(신호)이 있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 정부는 지속적으로 노력해오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청와대는 ‘북한에 교황의 방북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북한도 한국 언론 보도를 통해 소식을 접했을 것”이라면서 “현재 그와 관련해서 답변을 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종전선언 논의도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청와대는 한·미,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 이날 바티칸 방문을 시작으로 30~31일 로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다음 달 1~2일 영국 글래스고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등에 참석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함께 G20, COP26에 모두 참석하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COP26 일정에만 참석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미국과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국가들이 G20, COP26에서 굉장히 많다”면서 “이전 (한·미) 정상회담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고, 아직도 (한·미 간에) 한참 더 많은 일들이 이뤄져야 된다는 점들을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대해 “현재 확인해 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다”면서 “우리 정부는 일본과의 대화에 열려 있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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