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3분기 이익이 전망되는 HMM주가가 지난 5월 연고점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이다. 파업우려 등 리스크는 해소된 상태지만 전환사채(CB) 폭탄을 피하지 못한 게 화근이다. 여기에 컨테이너 시황의 피크아웃(고점후 하락)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주가하락폭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운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 또한 약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운업황의 강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 차례 조정이 지난 후 주가는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HMM은 전 거래일 대비 2.43%(650원) 오른 2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상승했지만 5월 28일에 기록한 연고점(5만1100원) 대비로는 46.38%가 하락한 상태다.
HMM이 3분기 사상최고 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컨테이너운임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이익도 차츰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익은 각각 3조6213억원, 1조98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0.73%, 614.72%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4분기 매출과 영업익은 3조5489억원, 1조8906억원으로 각각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6.87%, 233.42% 증가가 예상된다. 내년 1분기는 2조9796(22.72%), 1조3613억원(33.56%)으로 상승폭은 갈수록 축소될 전망이다.
이는 해운 시황이 고점 후 내리막을 이어가고 있고, 주가 역시 이에 동행하고 있어서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29일 4567.28포인트를 기록했다. 10월 8일 4647.6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은 뒤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29일 기준 3519포인트로 지난 10월 7일 기록한 5650포인트 이후 급격히 하향세다.
여기에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보유 중인 HMM의 CB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점도 주가에 직격탄을 날렸다. 오버행 리스크다. HMM은 지난달 26일 해진공이 보유 중인 HMM CB 6000억원어치에 대해 주식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전환가액은 7173원이며 전환청구 대상 주식수는 8364만7009주다. 현 주가가 3만원선에 근접해 있는 만큼 이들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는 HMM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며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신영증권은 지난달 25일 HMM에 대한 목표주가를 3만8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27일에는 3만1000원이던 목표가를 재차 낮추며 2만7000원으로 조정했다. 또 KTB투자증권은 4만원에서 3만원으로, 유진투자증권(4만1000→3만1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5만2000→4만7000원), 대신증권(6만→4만8000) 등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12월 말까지 홀리데이 시즌을 겨냥한 화물 운송운임 프리미엄이 붙는 것이 정상이나 처리기간 문제로 운임 고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요 얼라이언스의 골든위크 공급조절에도 운임이 하락 중인 만큼 비수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인 내년 1분기까지 두고 봐도 되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현저히 낮은 주가는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전력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 조정 받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견조한 업황 및 실적을 감안할 때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빠른 주가 반등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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