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을 내세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본선행이 좌절되자 20·30세대 당원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홍 의원은 20·30세대의 지지를 받으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팽팽한 양강 구도를 이뤘지만, 전통적 당 주류이자 큰 비중을 차지하는 50·60세대 당원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했다.
6일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경선 결과에 낙심한 20·30세대들을 중심으로 "탈당하겠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20·30세대 당원들은 실제 탈당 신고서를 캡처해 인증하기도 했고, 윤 후보의 선출 이후 국민의힘을 '노인의힘', '도로한국당' 등으로 비난하며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당원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중장년·노년층이 압도적으로 윤 후보를 지지하면서 홍 의원의 대권행이 좌절됐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가속화될 경우 20·30세대 당원들의 이탈 움직임이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날 열린 전당대회에서 윤 후보는 최종 득표율 47.85%를 기록하며 홍 의원(41.50%)을 꺾고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이번 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투표가 절반씩 반영됐다. 홍 의원은 일반 여론조사에서 48.21%를 받으며 37.94%를 받은 윤 후보에 앞섰다. 다만 당원 투표에서 윤 후보는 득표율 57.77%(21만34표)를 받았지만, 홍 의원은 득표율 34.80%(12만6519표)에 그쳤다.
홍 의원은 전날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며 "이번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국민적 관심을 끌어준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에게 축하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이 모두 합심해 정권체에 꼭 나서주기를 당부드린다"라고 전했다.
반면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합심해 정권을 교체할 때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윤 후보의 한 지지자는 게시글에서 "원팀으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 경선은 끝났고 이제 원팀이 돼야 한다. 이제 대장동 몸통인 이재명을 잡자. '어대윤'(어차피 대통령은 윤석열)"이라고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20·30세대의 반발과 탈당 움직임을 서둘러 진화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마포구 한 카페에서 윤 후보와 점심 식사를 함께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에서 지지 후보가 각자 달라, 낙선한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 중에는 낙담해 탈당 등 행동을 하시는 모습이 있다"며 "2030세대의 우리 당 지지는 어느 특정 인사가 전유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가 앞으로 젊은 세대가 어떤 것을 바라는지 이해하고 노력하면 각종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윤 후보를 여러 번 만나면서 윤 후보의 정치에 대한 관점이 젊은 세대에게도 충분히 소구력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부터 당의 핵심 전략은 세대확장론"이라며 "당에 큰 지지를 보여줬던 2030세대가 앞으로 더 많은 지지를 보낼 수 있도록 윤 후보와 제가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 의원이 2027년 대선에 재도전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지난달 31일 마지막 방송 토론에서 "다른 세 후보는 앞으로 기회가 또 있겠지만, 저는 이번이 나라를 위해 헌신할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