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을 위해 '종전선언'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북한이 황해북도 평산의 우라늄 정련 공장을 계속 가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은 지난 2017년 이후 핵실험을 하지 않았지만, 지난 2년 간 평산 시설을 확장 운영하면서 연 최대 340㎏의 우라늄 원석을 정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매년 핵폭탄 20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8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올해 4~10월 수집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토대로 평산 우라늄 공장이 계속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핵무기용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 평산 공장은 현재 북한에서 확인된 유일한 우라늄정광(옐로케이크) 생산 시설이다. '옐로케이크'는 우라늄 광석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우라늄 정광을 뜻한다. 노란 빛깔을 띠며 이를 추가 가공해 만든 고농축우라늄은 핵무기 제조에 사용된다. 여기서 만들어진 우라늄정광은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로 옮겨져 5㎿ 원자로 등의 핵연료 제조에 쓰인다.
'분단을 넘어'는 작년 5월과 올해 3월에도 위성사진을 비교해 평산 공장이 지속적인 가동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경우 "평산 공장의 해체가 필수 요소가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분단을 넘어'는 공장 북서쪽 계곡에 위치한 폐기물 야적장이 작년 6월엔 계곡 북쪽으로 약 420m 범위까지 채워져 있었지만, 올 3월5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약 505m까지로 확장돼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2년 간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 우라늄 채굴작업이 계속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C)도 평산 공장을 주목하고 있다. CISC는 지난 4일 보고서를 통해 2017∼2020년 평산 광산 시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핵무기용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밝혔다.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북한 전역에서 생산되는 우라늄으로 연간 20기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지난 2017년 9월 제6차 핵실험과 같은 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이후 핵·ICBM 시험을 중단했지만, 우라늄 채굴 작업은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Q. 북한이 채굴할 수 있는 우라늄 양은 얼마나 되나?
A.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연간 우라늄 정광 채굴량은 3만 미터톤이지만, 최대 최굴 역량은 연 26만 미터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CISC는 북한의 우라늄 광업 활동을 연구하기 위해 2017∼2020년 북한 평산 우라늄 광산시설의 위성사진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고 삼림 벌채와 토지이용 변화 등을 추적했다.
이는 북한이 연 최대 340㎏의 고농축 우라늄을 얻을 수 있는 우라늄 정광 처리 능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이는 매년 핵탄두 20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21일 미 싱크탱크 스팀슨재단이 진행한 간담회에서 "북한은 가능한 모든 영역에서 핵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평산 우라늄 광산에서 옐로케이크 추출량을 늘리더라도 영변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 역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Q.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는 몇 개?
A. 스웨덴의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1월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은 올해 1월 기준 40~5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추정지는 지난해보다 10개가량 증가한 수치다.
SIPRI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핵보유국과 핵탄두 수는 △러시아 6255개(작년 6375) △미국 5550개(5800) △중국 350개(320) △프랑스 290개(290) △영국 225개(215) △파키스탄 165개(160) △인도 156개(150) △이스라엘 90개(90) △북한 40~50개(30~40) 순이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1년 집권한 이후 핵과 미사일 시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핵 탄두의 경향화·소형화를 추진중이다. 지난 2017년 9월 제6차 핵실험, 같은 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이후 핵도발을 삼가고 있지만, 2019년 한 해 동안 총 13차례에 걸쳐 단거리탄도미사일과 방사포(탄도미사일 적용한 다연장로켓포) 등 신형무기 시험을 실시했고, 9월부터 잇따라 미사일과 재래식 무기 도발을 감행 중이다.
특히 최근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소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공개했다.
북한이 20일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했다고 공식 발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기존보다 몸집은 작아졌지만 '총알' 형상을 띄며 더 날렵해진 게 특징이다.
이 미사일은 이른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기존 '전술유도탄'(코드명 KN-23)을 해상용으로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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