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산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집값 둔화세가 '철옹성'으로 통하는 강남권까지 확산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내달리던 집값에 급제동이 걸리자, 시장은 집값 향방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되며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늘고 재건축 호재가 맞물리며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란 의견과 금리인상과 대출규제로 인해 둔화세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철옹성' 강남 집값도 주춤…강남 4구 상승폭 줄어
한국부동산원은 11월 둘째 주(8일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지난주 0.26%에서 0.23%로 상승폭이 줄었다고 11일 밝혔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최근 8주 연속(0.36%→0.34%→0.34%→0.32%→0.30%→0.28%→0.26%→0.23%) 주춤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눈 깜짝 않던 강남권으로 둔화세가 확산되며 강남4구 전체 상승폭이 지난주 0.21%에서 0.19%로 줄어든 점이다. 서초구(0.25%→0.23%), 강남구( 0.21%→0.19%), 송파구(0.21%→0.18%), 강동구(0.16%→0.15%) 모두 상승폭이 축소됐다.
실거래가에서도 신고가 대비 하락한 가격에 거래된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전용면적 84.79㎡는 이달 36억원에 팔렸다. 이전 신고가는 지난달 7일 계약한 37억원이었다.
이 밖에도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108.9㎡는 지난달 2일 22억55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 대비 1억1500만원이 하락했다.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264㎡는 55억원에서 53억원으로 하락했다.
더구나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했던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 45억원 거래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시장의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해당 거래는 국민평형 기준 최고가로 알려졌지만, 실거래 신고 기한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식 등록되고 있지 않다.
재건축·갭투자 변수…집값 안갯속
일각에서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재건축 호재와 전셋값 인상 전망이 집값을 계속 끌어올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부가 고가 전세대출을 차단하겠다며 시장에 엄포를 놓고 있지만, 전셋값 인상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갭투자를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최근 건설산업연구원은 ‘2022년 건설 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고 내년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물건이 나오면서 전셋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봤다.
연구원은 “내년엔 인플레이션 심화 가능성,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등 정치 변수로 변동성이 크다”며 “전세값이 많이 오르면서 매맷값과 전세가격 차이가 줄어 갭투자 및 기존 주택 매매에 대한 유인이 커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 기준금리 인상 등 자금조달의 어려움, 3기신도시 및 공공택지 내 공급 기대심리 등으로 매매시장에 선뜻 진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상승세는 올해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건축도 변수다.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이 강남권에서 인기를 끌면서 집값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 강남 대치동 한보미도맨션아파트와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 참여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신반포2차 재건축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신속통합기획 설명회를 진행했고, 서울시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신속통합기획 적용을 제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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