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증시 디커플링에 서학개미 활동 늘었다… 해외주식 거래 53%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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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21-1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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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증시 약세에 최고치 경신 행진 美 증시로 눈 돌려

  • "디커플링, 실적 모멘텀 선진국 우위·中 경기 둔화 우려 등 때문"


최근 한국과 미국 증시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한국 증시 조정장에 지친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다.

11일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 및 매도 금액 합계는 이달 들어 9일까지 총 122억2298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1일부터 9일까지 결제금액인 79억9468만 달러보다 52.89% 증가한 규모다.

거래별로는 매수 결제의 경우 이달 61억6422만 달러가 거래돼 지난달 같은 기간(41억7779만 달러)보다 47.55% 늘었다. 매도 결제는 38억1689만 달러에서 60억5875만 달러로 58.74% 증가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거래규모는 10%가량 줄어들었다. 지난 9월 개인 투자자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5조4832억원이었으나 10월 31조9530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이달에는 31조7872억원을 거래했다. 지난 9월보다 10.42% 감소한 수준이다.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은 증시 대기자금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8월 말 69조5953억원이었던 투자자 예탁금은 8월 말 68조3463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66조7305억원으로 더 줄었다. 이달 9일에는 65조45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에도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어왔던 개인 투자자가 눈길을 미국 주식으로 돌린 것은 최근 국내 증시와 미국 증시 사이의 탈동조화 현상 때문이다.

올해 8월 이전 지지부진한 박스권 장세를 보였던 코스피는 8월부터 계단식 조정을 거쳐 현재는 3000선 안팎을 오가며 좀처럼 뚜렷한 오름세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 증시는 지난 9~10월 초 한 차례 조정을 거친 뒤 오름세로 돌아서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과 11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으나 8일에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S&P500 지수는 최초로 47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과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종목의 주가만 봐도 이 같은 탈동조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미국 증시 시가총액 1위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첫 거래일에 217.69달러(약 25만7000원)로 마감한 이후 이달 10일에는 330.80달러(약 39만1172원)로 51.96% 상승했다. 반면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1월 4일 8만3000원에서 이달 10일 7만200원으로 15.42% 하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의 주가 역시 올해 초 729.77달러에서 현재 1067.95달러로 46.34% 뛰었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사상 최고치 행진에도 국내 증시는 연중 최저 수준까지 부진을 기록하면서 한국과 미국 증시의 상관계수는 지난 2018년 미·중 무역분쟁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 증시 탈동조화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원인 분석은 다소 엇갈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시즌 기간에 미국 등 선진국의 실적 모멘텀이 상대 우위에 있었다는 점이 결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 경기 회복 체력이 높아진 미국은 양적완화 축소를 공식화한 것에 비해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과 미국 증시의 탈동조화 현상이 더 오랜 기간 동안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및 '위드 코로나' 도입, 미국의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가결로 인한 신흥국으로의 모멘텀 확산 등을 고려하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 전망에 대해 과도한 비관론을 갖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글로벌 금리 하락은 위험자산 및 신흥국 증시 자금 재유입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다"며 "또 지속된 외환 및 주식시장 동반 약세로 코스피의 상대 가격 매력이 높아질 수 있어 디커플링이 마무리 국면에 온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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