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13%(800원) 오른 7만1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에는 7만1900원까지 오르며 7만2000원 선 돌파를 시도했다. 삼성전자가 7만2000원에 근접한 것은 지난 2일 기록한 장중 고가 7만2200원 이후 처음이다.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반도체 원소재 가격 급등에 따른 파운드리 부문의 호조가 자리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8인치 기준 반도체 웨이퍼 구매가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상승했다. 일부 기업이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등 수요가 견조한 상황에서 웨이퍼의 주요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하자 판가가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파운드리 업체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예약이 완료되는 등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완제품 병목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감을 키웠던 D램도 가격 반등이 가시화되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4분기 D램 가격이 10% 내외로 하락하겠지만 내년 1분기 하락폭 완화를 시작으로 3분기에는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제조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극단적으로 낮고 일시적으로 중단됐던 삼성전자의 전환 투자가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주 삼성전자의 상승 모멘텀이 풍부한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16일을 시작으로 삼성전자가 다수의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오전 10시 온라인 방식으로 '삼성전자 2021 인베스터즈 포럼'을 개최한다. 인베스터즈 포럼은 삼성전자의 진단과 청사진을 제시하는 기업설명회다. 그간 삼성전자는 이 포럼을 통해 폴더블폰과 파운드리, 삼성페이 등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공시에서 "이날 포럼을 통해 메모리와 파운드리, 디스플레이, 모바일, 네트워크 등 투자자 관심도가 높은 주요 내용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또 오는 17일부터 '세이프 포럼'을 개최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 포럼은 삼성전자가 파트너사들에 반도체 설계 지원 솔루션을 소개하면서 협업을 모색하는 자리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이날 포럼의 내용도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4일 미국으로 출국한 이재용 부회장의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5년 만에 미국 출장길에 오른 이 부회장은 반도체, 바이오 관련 주요 파트너들을 만나 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출장을 통해 20조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투자처가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