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은 냉전기 미·소 간 체제 경쟁으로 시작됐지만, 여기서 개발된 기술은 에어백, 정수기, MRI·CT 등 우리 생활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위성·발사체제작 외에도 위성항법(GPS 등), 우주인터넷, 우주관광 등 신산업을 통해 민간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시대 역시 열리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15일 열린 제21회 국가우주위원회에서는 이러한 공감대를 반영해 '우주산업 육성 추진 전략',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 개발 사업 추진계획', '국가우주위원회 운영 계획'을 심의·의결했다.
국가우주위원회 운영 계획은 연구개발 중심에서 외교·안보·산업 등 종합정책으로 확대되고 있는 우주정책 총괄·조정을 위해 위원장을 기존 과기정통부 장관에서 국무총리로 격상하고, 산하에 '안보우주개발실무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 우주산업 육성 추진 전략
정부는 10년 후 우주 비즈니스 시대를 연다는 우주개발 로드맵도 제시했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글로벌 우주산업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우주산업 규모는 3조2610억원 규모로 글로벌 우주산업의 1% 수준이다.해외기술 도입이 어려운 우주분야에서 우리기업의 기술력을 높이고 인프라를 확충해 대한민국 대표 우주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공공목적 위성 170여기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민간기업의 우주개발 참여기회를 넓히고, 위성개발과 연계해 국내발사체 총 40여회 발사를 추진한다. 특히 나로우주센터 내에 민간기업 전용 발사장을 구축하고, 민간기업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발사체, 위성, 소재·부품 등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또, 기업이 기술경쟁력을 확보한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계약방식을 도입하고, 기술료 감면·지체상금 완화로 부담을 경감하는 등 기업이 마음 놓고 우주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한다. 여기에 인력양성 프로그램, 교육센터 지정으로 우주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며, 미래세대의 우주 이해도 제고를 위한 교육콘텐츠 제작과 보급도 추진한다.
우주산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성정보산업 관련 신산업을 육성하고, 위성정보 개방성 확대를 통한 사업화도 지원한다. 자율주행차 등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 연관산업이 대표 사례다. 여기에 6G 위성통신기술과 서비스를 실증해 민간이 상용화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할 계획이다.
더불어, 위성 영상 배포·처리·분석 플랫폼 구축과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로 민간의 위성 영상 활용을 촉진한다. 2022년부터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벤처기업이 우주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초소형위성 기반의 비즈니스 실증 또한 지원할 계획이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 사업 추진계획
정부는 내년부터 초정밀 위치‧항법‧시각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 사업에 착수한다.위성항법시스템은 다수의 인공위성을 이용해 정확한 위치·항법·시각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자율주행차·도심항공교통(UAM) 등 4차 산업혁명 신산업을 위한 핵심 인프라다. 정부는 제3차 우주개발 진흥 기본계획에 KPS 개발 계획을 반영해 사업을 준비해왔으며, 내년 사업착수를 위한 세부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14년간 사업비 총 3조7234억원을 투입해 KPS를 구축한다. 출연연에서 산업체로의 적극적인 기술이전, KPS를 활용한 서비스 산업 육성 등을 통해 우주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내에 KPS개발사업본부를 설치하고, 전담추진체계 마련을 위해 (가칭)국가 통합항법체계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도 추진한다. KPS가 구축되면 유사시에도 금융·전력·통신·교통망 등 주요 국가기반 인프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초정밀 서비스로 4차산업혁명 신산업을 위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짧은 우주개발의 역사에도 우리는 우리땅에서 우리손으로 만든 누리호를 발사해, 1톤급 이상의 대형위성을 스스로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나라가 됐다. 이미 우주 선진국은 우주기술을 넘어 우주 비즈니스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정부는 우주기업을 키우고, 강한 자생력을 갖춘 우주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다음 목적지로 설정해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에는 누리호 2차 발사(5월)와 달 궤도선 발사(8월) 등이 예정돼 있으며, 위원회는 우주개발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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