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우려감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로 인한 글로벌 증시 전망도 안갯속에 머문 상태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증시 흐름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관심있게 지켜볼 것을 조언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90달러(0.1%) 하락한 온스당 1866.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 가격은 지난 주말 1700달러 후반에서 7거래일 상승하면서 1868달러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 금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차익 매도 물량이 유입된 결과다. 그간 국제 금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리 인상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불안심리가 안전자산인 금 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 시행과 달러 강세에도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발표됐다”며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높아진 영향에 금 가격도 상승세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금 관련 ETF도 고공행진 중이다. 미래에셋TIGER금은선물은 이날 9920원으로 마감하며 이달에만 4.14% 상승했다. 또 KODEX골드선물은 1만2626원을 기록해 3.96% 올랐다.
최근 금 가격의 조정이 있었지만 당분간 국제 금 가격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 주거비 등이 물가 상승을 견인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며 “물가 압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심리가 확산될수록 인플레이션 헤지용 금 자금 유입이 나타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미 연준의 테이퍼링 발표 이후 당분간 미 달러의 강세 기조가 진정될 수 있는 점도 금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한다면 무이자 자산인 금보다는 예금이나 기타 금융상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규연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기대 인플레이션은 진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무이자 자산인 금 가격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금 관련 상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지만 변동성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ETF가 가장 좋은 투자처”라며 “최근 인플레 우려로 금 가격이 상승 중인 만큼 단기적인 상승장에 올라 탈 투자자라면 금 관련 ETF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