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대출 금리…금융당국 "모니터 강화"만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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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1-11-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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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픽스·주담대 금리 급등…국민銀 상단 연4.78%

  • 금융위원장 "금리결정에 정부 직접 개입 어렵다"

자료사진. [사진=아주경제DB]

[데일리동방] 천정부지로 솟는 대출 이자 부담에 차주(돈을 빌린 사람)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금융당국이 내건 '실수요자 보호' 기치가 무색해지고 있다. 당국 수장도 시장 논리에 의한 금리 조정에 개입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선을 긋자 전방위 가계대출 규제가 오히려 실수요 피해를 확산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실수요 대출로 분류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관련,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 시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한 달 새 0.13%포인트 오른 1.29%로 나타났다. 이미 연 5%를 넘은 혼합형(고정형) 주담대에 이어 변동형마저 연 5%에 임박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작년 2월 당시 코픽스 1.43%보다 0.86% 포인트 낮은 수치로, 최근 20개월 동안 가장 높이 오른 상태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만 볼 때 주요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 상단은 전월 4.65%에서 10월 현재 연 4.78%까지 올랐다.

이는 올해 들어 상승세가 두드러진 코픽스 영향이 큰 데, 두 달 연속 0.1%포인트 이상 오르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도 이례적 현상이라는 반응이다. 이사 철을 맞은 주담대 실수요자들은 은행 창구는 물론 청와대 청원게시판까지 잇달아 이자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신용대출의 경우 이달 12일 기준 연 3.39~4.76%(1등급·1년)가 적용되고 있다. 8월 말(3.02~4.17%)보다 상단이 0.59%포인트 오른 것으로, 오는 25일 열릴 예정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0.25%포인트 기준금리 추가 인상될 경우 시장 금리 오름폭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당국은 "금리 모니터를 강화하겠다"는 원론적 설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대출 금리 상승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에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다 보니까 우대금리가 축소되는 등의 문제가 어우러져서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시장의 대출) 금리 결정 등에 대해서 정부가 직접 개입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앞서 고 위원장은 예대마진과 관련한 질문에도 "예대마진 문제는 가격과 관련된 것이어서 직접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회사에 금리 조정을 둘러싼 당국발 별도 지침 또는 임원급 간담회조차 열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실수요자 주택담보대출 풀어주세요!', '청원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주세요' 등의 민원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당국 관계자는 "사실상 당국 차원에서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를 맞아 은행 대출 금리 오름폭이 예년과 달리 큰 것은 당국의 대출 규제 압박이 직접적인 요인"이라며 "은행은 지표금리에 자체적인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거래실적을 반영하는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향으로 금리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코픽스는 국민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대출에 쓰일 자금을 조달하는데 얼마나 비용(금리)을 들였는지 나타내는 지표를 말한다.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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