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던 인천 집값이 진정세를 찾아가는 분위기다. 인천은 올해 들어 ‘탈(脫)서울 내집마련’ 수요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교통 호재 영향으로 빠른 속도로 집값이 올랐다. 하지만 대출규제와 금리인상으로 매수심리가 꺾이며 서울 집값이 둔화하자, 인천 집값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17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8월만 해도 1%대에 달했던 인천 아파트의 주간 가격 상승률이 지난주(11월 8일 기준) 0.26%로 내려앉았다. 이는 여전히 높은 상승폭이지만, 전주 상승폭인 0.54%의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한 변화다.
인천 아파트값 상승률이 0.2%대를 기록한 건 올해 1월 마지막 주 이후 10개월여 만이다. 인천 집값은 8월 3일 기준 주간 상승폭이 1.12%를 기록할 정도로 무서운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후 0.7~0.8%대의 주간 상승폭을 보이다가 이달 초 0.54%로 상승률이 줄더니 지난주에는 0.26%로 내려갔다.
그러나 영영 오를 것 같았던 서울 집값이 주춤하고 매수세도 한풀 꺾이자, 인천으로 둔화세가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와 함께 금리인상과 대출규제가 맞물리며 수요를 잠재웠다. 실제 KB부동산에 따르면 인천의 매수우위지수는 78.6으로 전주 88.5보다 하락했다. 기준점인 100보다 낮은 수치로 매수자의 관심이 줄고 매도자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인천은 지난 8월에만 해도 해당 지수가 130대에 달했다. 그러다가 10월 초 123.4로 떨어지더니 지난달 25일 95.8로 하락하며 100 이하를 기록했다.
실거래에서도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에 따르면 인천의 아파트 거래 중 직전 거래 대비 가격이 하락한 비중은 지난달 29.1%로 9월(20.7%) 대비 8.4%포인트 늘어났다. 이는 올해 최고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한달 만에 수천만원가량 하락한 가격에 거래된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인천 SK스카이뷰 전용 100.3095㎡는 이달 6일 8억원에 팔리며 이전 신고가 8억6500만원(10월 15일) 대비 6500만원 떨어졌다. 같은 단지 전용 84.9801㎡는 이달 2일 6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최고가인 7억2000만원(10월 2일 계약) 보다 2500만원 하락한 수준이다.
송도가 있는 연수구에서도 집값이 내린 단지들이 나온다. 연수구 송도동 더샵그린스퀘어 전용 84.8669㎡는 이달 9일 9억10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8월 27일 10억1000만원) 대비 1억원 떨어졌다. 이외에도 송도동 송도웰카운티4단지 전용 177.31㎡는 이달 2일 13억50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9월 18일, 14억9000만원) 대비 1억4000만원,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 전용 115.98㎡는 이달 4일 1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8월 26일, 12억원) 대비 1억5000만원이 떨어졌다.
인천 송도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대출규제 영향도 있지만, 당분간 집값 흐름을 지켜보겠다면서 매수를 망설이는 수요자들도 늘고 있다"며 "서울 집값이 주춤한 상황에서 인천 집값이 마냥 오르기는 힘들지 않겠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