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늙어가고 있지만,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7명만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성인 대다수가 노후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성인 3명 중 1명은 노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부분 지금 당장 노후를 준비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이 담긴 '2021년 사회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사회조사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3만6000명을 대상으로 복지와 여가, 소득·소비 등 10개 부문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는 것이다.
고령자 72.5% "본인·배우자가 직접 생활비 벌어"
60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7명(72.5%)은 본인이나 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친척 지원은 14.1%, 정부·사회단체 지원은 13.4%에 그쳤다. 2011년 이후 본인·배우자 부담과 정부·사회단체 지원은 증가하는 추세지만, 자녀·친척 지원은 감소하는 모양새다.직접 생활비를 마련하는 경우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57.3%)을 통해 마련하는 게 가장 많았다. 본인과 배우자가 일해 생활비를 마련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60세 이상 고령자의 69.2%는 현재 자녀와 따로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으로도 따로 살고 싶다는 응답은 77.2%다. 따로 사는 것이 편하고 독립생활이 가능하다는 게 이유에서다.
19세 이상 인구 가운데 67.4%는 현재 노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준비가 돼 있다고 답변했다.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이 59.1%로 가장 많았다. 노후 준비가 안 된 이유로는 준비할 능력 없다는 응답이 36.8%, 앞으로 준비할 계획이라는 응답이 36.2%였다.
성인 61% "노력해도 계층 이동 가능성 낮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적 계층 이동이 어렵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사 결과 계층 이동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60.6%였다. 이들 가운데 계층 이동 가능성이 '비교적 낮다'고 본 사람은 41.1%, '매우 낮다'고 본 사람은 19.4%였다. 2년 전 실시한 최근 조사 때(64.9%)와 비교하면 계층 이동 가능성이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4.3%포인트 하락했다. 나머지(14.2%)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자식 세대에서도 계층 이동이 쉽지 않다고 봤다. 자식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 '낮다'고 본 사람은 53.8%, '높다'고 본 사람은 29.3%로 집계됐다.
특히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계층 이동이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다. 스스로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가운데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크다고 본 사람은 55.9%에 달했고, 가능성이 작다고 본 사람은 38.7%에 그쳤다.
성인 10명 중 4명은 본인이 사회·경제적으로 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계층 이동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14.9%에 불과했다. 65.0%는 계층 이동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우리나라 성인 중 절반은 '워라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 가정생활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한 사람은 48.2%로 2년 전 시행한 최근 조사(44.2%)보다 4.0%포인트 늘었다. 통계 작성 기준이 바뀐 2011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일보다 가정생활을 우선시한다고 답한 사람(18.3%)도 직전 조사 때보다 4.6%포인트 증가했다. 이 역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반면 가정생활보다 일을 우선시한다고 답한 사람(33.5%)은 8.6%포인트 감소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