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15일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바이든 행정보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선은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과제를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세를 줄이는 것은 공급망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다 것이다"라면서 "자산매입규모 축소의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과도한 인플레이션 발생과 통제 실패는 리처드 닉스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시 권력을 쥐어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올해 초부터 바이든 정부의 부양책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최근 시장에서는 결국 서머스의 판단이 옳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시장에서는 연준에 대한 신뢰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브라이언 차파타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역시 더 많은 옵션을 가지고 있다면서 연준이 기준금리에 대해 지나치게 경계하고 있다고 짚었다. 차파타는 "연준은 고용시장이 안정 이후에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노동 상황을 고려해볼 때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노동시장이 금방 붕괴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현 수준에서 금리인상을 해도 여전히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곧 경기침체가 일어날 것처럼 행동하고 있지만, 현재 경제상황이 그렇게 열악하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물론 연준 내에서도 의견은 계속 갈린다. 비둘기파와 매파 사이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다른 발언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의장 재선을 앞둔 상황에서 과연 어떤 계파에 힘이 실릴 지에 관심은 더욱 집중되고 있다.
17일 연설에 나선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연준이 자산매입규모 축소를 끝나는 것은 내년 중반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반스는 미국 '미들뱅크 연합(Middle Bank Coalition)'의 비대펀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을 염두에 두고 자산 테이퍼링을 이어 갈 것이며, 언제가 금리 인상을 시작할 적절한 시기인지에 대해 생각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에반스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이 이미 오래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사그라들 것이라는 견해에 대해 몇달 전보다 덜 확신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혓다.
한편, 미국 국채의 프라이머리 딜러이기도 한 캐나다 금융기관 TD증권은 내년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으로 보았다. 17일 투자전문 매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TD증권은 "연준이 긴축 정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시장이 보고 있지만, 우리는 연준이 강하게 버틸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테이퍼링으로 금리 인상을 고려하기 전에 시간을 번 뒤 2022년에는 미국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TD사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회복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은 점과 내년 하반기 공급망 혼란이 크게 완화하고 정책 부양책을 철회로 성장 모멘텀을 늦춰진 가운데 에너지 가격도 하락해 인플레이션도 잦아들 수 있다고 보았다. TD는 노동력 참여도 개선되면서 기업이 임금을 인상해야 하는 압력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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