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은 보내지만, 정부나 정치권 인사들로 꾸려진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조치다.
이와 관련해 이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검토는 신장위구르자치구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인권 관행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사키 대변인은 "우리가 우려하는 영역이 있다. 바로 인권 유린이다"라며 "우리는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이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할 구체적인 시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고려해야 할 여러 요인이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결정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외교적 보이콧 검토는 지난 15일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당시 올림픽과 관련한 논의도 없었다고 부연했다.
로이터는 바이든 미국 행정부 내부의 여론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 안에서도 미국 관리들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의 경우,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분위기가 더욱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인 민주당 지도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지난 5월 중국의 인권 침해를 비판하며 "올림픽에 참석하는 미국 지도자들은 도덕적 권위를 잃을 것"이라면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을 촉구했다. 지난 10월 29일 미트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을 비롯한 양당 상원의원은 미국 행정부 관계자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 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연례 국방정책법안(annual defense policy bill)을 개정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야당인 공화당에선 미국 선수단조차 파견하지 않는 완전한 보이콧에 대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공화당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은 18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대량학살 올림픽'이라고 비난하며 외교적 보이콧으론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선수단을 비롯한 기업 후원회까지 모두 보이콧을 선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외교적 보이콧 결정이 임박했다는 관측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미·중 화상 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미국 언론들은 시 주석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올림픽에 초청할 수 있다고 우려했으며, 회담 이튿날인 16일에는 워싱턴포스트(WP)가 이달 중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적 보이콧 방침이 확정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이와 같은 움직임에 대해 지난 17일 "추측성 보도에 논평하지 않겠다"면서 말을 아끼고 있지만,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이 현실화할 경우 양국의 관계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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