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디폴트 위기 가속... 쉬자인 또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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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1-12-0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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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헝다 “2억6000만 달러 채무 상환 어려울 듯” 발표

  • 광둥성 대책반 파견... 중국 정부, "헝다 위기, 시장에 영향 없어"

[사진=로이터]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그룹이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초읽기에 돌입했다. 일부 채무에 대한 상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셀프’ 경고를 내놓은 것이다. 중국 당국은 헝다의 디폴트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대책을 마련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정부는 이날 쉬 회장을 웨탄(約談·예약면담) 형식으로 소환했다. 헝다가 자사의 채무 상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조치다.

헝다그룹은 지난 3일 저녁 홍콩거래소 공시를 통해 “회사가 채무 상환 의무를 계속 이행하기에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유동성 위기가 심각해 2억6000만 달러(약 3075억원) 규모의 채무 상환 의무를 이행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헝다가 채무 상환 마감일 등의 구체적인 사안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채무가 헝다 협력사인 홍콩 쥐샹이 발행한 달러 채권이라고 진단했다. 쥐샹은 헝다의 공동 경영 업체다. 헝다 자회사인 헝다부동산이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데, 앞서 헝다는 쥐샹이 발행한 2억6000만 달러 규모의 채권 보증을 선 바 있다.

문제는 헝다가 만약 이 채무를 갚지 못하고 디폴트가 공식 선언된다면, 잇달아 만기가 도래하는 남은 전체 채권에 대한 연쇄 디폴트 사태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헝다가 이달 6일 까지 갚아야 하는 달러 채권 이자는 무려 8249만 달러에 달하며,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달러와 위안화 채권 규모는 74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중국 금융 당국은 헝다가 실제로 공식 디폴트를 내게 되더라도 중국 경제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 등 금융 당국은 “헝다는 스스로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맹목적인 확장을 추구하면서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며 “단기적인 부동산 기업의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정상적 융자 기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헝다의 요청에 따라 광둥성 정부가 기업의 위험 관리를 도울 실무그룹을 보내기로 합의했으며, 이는 내부 통제 관리 강화와 정상적인 운영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크레이그 보탐 중국 담당 수석연구원은 인민은행 등 중국 금융 당국의 이 같은 발언은 "시장 불안 완화를 위한 시도일 뿐"이라며 "달러 채권 보유자들에 대한 구제 금융은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한편 헝다는 지난 10월부터 세 차례 유예 기한이 거의 다 끝나가는 상황에서 가까스로 달러 채권 이자를 갚아 디폴트를 면했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가 가속화하면서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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