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1060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3조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증가폭은 전월(5조2000억원)과 비교해 2조2000억원 축소된 것으로, 공모주 청약증거금 반환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1조6000억원 감소했던 지난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금융권 가계대출 관리와 대출금리 인상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가계대출 증가폭이 두 달 연속 둔화했다"면서도 "대출 증가세가 꺾였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부항목 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776조9000억원,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8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담대의 경우 11월 한 달 동안 2조4000억원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전월 증가폭(4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난 것이다. 다만 전세자금대출은 2조원 증가해 전월(2조2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주담대의 경우 주택거래 관련 자금 수요 둔화와 집단대출 취급 감소 등으로 증가규모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기업대출은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다. 11월 중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068조4000억원으로 한 달 새 9조1000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전월 상승폭(10조3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11월 증가액 기준으로 보면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항목 별로는 대기업대출 증가액이 2조8000억원으로 전월(2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더 커졌다. 대기업대출 증가폭 역시 사상 최대치다. 중소기업대출의 경우 전월 8조원에서 6조4000억원으로 증가폭이 한풀 꺾였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개인사업자대출 규모도 전월 대비 증가(2조6000억원→2조7000억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차장은 "기업대출 증가세를 주도한 중소기업대출은 가계대출 관리에 따른 풍선효과 때문이라기보다는 법인대출 확대 영향으로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금융지원이 계속되고 있고 일부 업종에서는 시설자금 수요 등이 계속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