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은 9일 웹사이트에 공고를 내고 자국 은행과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지준율을 현행 7%서 2%포인트 올린 9%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된 지준율은 15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외화 지급준비율 인상은 달러 대비 위안화 추가 강세를 막기 위한 조치다. 달러와 비교한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연초 대 대비 약 2.7% 이상 올랐다. 전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6.3307위안까지 내려앉았다. 2018년 5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낸 것이다.
사실 앞서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가 급등하던 지난 5월에도 외화예금 지준율을 5%에서 7%로 인상한 바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위안화가 또 강세 흐름을 이어가며 중국 수출업자의 수익을 압박하자 인민은행이 초강수를 뒀다는 평가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고객 예금의 일정 비율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의 적립 비율을 뜻한다. 기준금리와 더불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 주요 수단이다. 지준율을 올리면 통화량이 감소하고 낮추면 늘어난다. 외화 지준율로는 중국 내 유통되는 달러 유통량을 조절할 수 있다.
중국 차이신은 지난 11월 말을 기준으로 중국 금융 기관에 예치된 외화 예금이 1조 달러(약 1180조원)에 달한다면서 지준율이 2%포인트 높아지면 200억 달러 자금이 회수돼 위안화의 가파른 절상 압력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인 나티시스의 게리 응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외화 지준율 인상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강세 추세가 너무 빠르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특히 경제 성장 둔화 압력 속 위안화 강세는 내년에 압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실 지난 5월 이전에 인민은행이 외화 지준율을 조정한 것은 지난 2007년 4%에서 5%로 올린 것이 마지막이다. 그만큼 올 들어 두 차례나 시행된 이번 조치가 이례적이라는 뜻이다. 더욱이 두 번 모두 인상 폭이 2%포인트로 컸다는 점에서 중국이 이번에 급속한 위안화 가치 상승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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