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펫 시장 잡아라”…식품부터 화장품·패션업체도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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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1-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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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펫팸족·딩펫족 신조어도 등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다. 3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 중인 셈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를 보면 국내 반려동물 용품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4000억원으로 78.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대로면 2027년에는 6조원까지 시장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식품업계를 비롯해 외식과 화장품 업계까지 반려동물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11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반려인구는 약 1448만명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온라인 패널조사 결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비중은 2010년 17.4%에서 작년 27.7%로 증가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며 투자를 아끼지 않는 펫팸족(펫과 패밀리의 합성어), 자녀를 낳는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딩펫족(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과 펫의 합성어)과 같은 신조어도 탄생했다.
 
◆ 식품·외식기업들, 펫푸드 사업 진출 러시
식품업체들은 커지는 반려동물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하림은 2017년 하림펫푸드를 설립하고 ‘더 리얼’이라는 사료 브랜드를 론칭했다. 하림펫푸드의 작년 매출은 198억원으로 2019년 103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동원F&B 역시 2014년부터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고양이 사료에 이어 애견 사료, 병원용 사료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온라인몰인 동원몰에서 분리한 펫 전문몰 ‘츄츄닷컴’까지 열었다. 동원F&B의 펫푸드 매출 규모는 작년 3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5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bhc그룹이 펫푸드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bhc는 지난달부터 반려견을 위한 ‘bhc 멍쿠키’를 선보였다. 멍쿠키는 16가지 과채 혼합 분말로 만들어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한 쿠키다. 3개월 이상 반려견이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소중량으로 설계됐다.
 
bhc 관계자는 “최근 가정간편식과 펫푸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증가해 세분화된 고객 니즈를 반영한 판매 채널 확대와 신제품 개발로 가맹점 매출 증대에 영향을 끼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버거킹의 반려동물 간식 '리얼 독퍼'. [사진=버거킹]

버거킹은 하림펫푸드와 손을 잡고 '리얼 독퍼'라는 상품을 출시했다. 리얼 독퍼는 귀리와 생소고기 등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자재로 만든 반려견 전용 비스킷이다.
 
치킨프랜차이즈 굽네치킨 운영사인 지앤푸드도 자회사 지앤생활건강을 통해 2019년 펫푸드 사업에 진출했으며 올해 4월부터 ‘듀먼’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펫푸드 양산을 시작했다.
 
◆ 반려동물 씻기고 입히고…화장품·패션기업도 진출
화장품 업체들도 반려동물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첫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푸푸몬스터’를 새롭게 론칭했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의 개별 브랜드에서 반려동물 상품을 선보인 적은 있지만, 푸푸몬스터는 직접 반려동물을 겨냥한 전문 브랜드로 만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푸푸몬스터 론칭을 위해 사내 반려인들을 선발해 스타트업 조직을 꾸렸다. 푸푸몬스터는 첫 제품으로 비건 펫 샴푸 2종(유향·무향)을 내놨다.
 
LG생활건강은 종합 펫케어 브랜드 ‘시리우스’를 운영 중이다. 2016년에 토털펫케어 브랜드 시리우스를 론칭한 LG생활건강은 샴푸, 컨디셔너, 탈취제 등이 포함된 시리우스 그룸 브랜드를 앞세워 제품을 출시했다. 이후 펫 푸드 브랜드 ‘시리우스 윌’을 선보이며 반려동물 대상 종합 프리미엄 유기농 브랜드를 구축했다. 프리미엄 제품이 주를 이루는 ‘시리우스 펫퓸’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애경산업 역시 펫 케어 브랜드 ‘휘슬’을 통해 샴푸, 미스트 등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는 위생용품뿐만 아니라 펫푸드 시장 진입에도 힘쓰고 있다. 첫 펫푸드 제품으로 반려동물 액상형 간식 ‘휘슬 프레시한(韓) 스틱’을 출시했다.
 
토니모리는 지난 4월 펫푸드 전문 제조기업 오션을 인수했다. 동결건조한 천연 간식과 레토르트 멸균제품(HMR) 등을 제조하는 회사로, 사람이 먹는 음식과 동일한 원료를 사용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식품안전관리기준인 해썹(HACCP) 인증을 받았다. 오션은 이달 7일 생산량 증대와 원가절감을 위한 포장 자동화 라인 구축을 완료했다. 신규 설비 가동으로 연 매출이 15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패션업계도 반려동물 시장에 손을 뻗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FnC)부문이 전개하는 키즈 패션 브랜드 ‘리틀클로젯’은 기존 의류 제품에 한정돼 있던 상품군을 반려동물 제품으로 확대했다. 젠더리스 패션 브랜드 ‘아베크띵’도 최근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커플로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올해 애완동물 제품 종류를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식품기업은 물론 화장품, 패션업체들도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펫푸드의 경우 해외 업체들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 각축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펫푸드 시장은 외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펫푸드 시장에서 로열캐닌, 마즈, 네슬레 등 수입 브랜드 비중이 절반 넘게 차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푸푸몬스터' 비건 펫 샴푸 2종. [사진=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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