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직원 잇따른 가상자산거래소行…“고양이한테 생선 맡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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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1-12-1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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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업비트와 빗썸 등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금융위와 경찰, 국정원 등 규제 기관 소속 공직자들이 잇따라 직행하는 것에 대해 불법성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민주연구원장)에 따르면 최근 현직 금융위원회 5급 사무관이 퇴직 의사를 밝힌 후, 가상화폐거래소인 빗썸으로 이직을 준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위는 가상자산거래소의 신고 수리를 담당하는 등 규제와 관리를 직접 담당하는 기관인데도 불구하고, 현직 사무관이 퇴직 후 휴지 기간조차도 없이 피감기관으로 직행하는 것은 부적절한 처사를 넘어 위법성이 다분하다는 것이 노 의원의 지적이다.
 
현재 금융위와 금감원의 경우, 4급 이상 퇴직자에 대해서만 취업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기에 5급 사무관은 취업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현직 사무관이 담당하던 피감기관으로 당장 이직한다고 해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금융위나 금감원이 시장에서 가지는 절대적 위상과 역할을 감안했을 때, 이는 너무나 느슨한 규제다. 유사한 역할을 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경우 7급까지도 취업심사 대상에 포함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금융위와 금감원에만 일종의 특혜를 주고 있는 셈이다.
 
노 의원은 업무 관련성에 대한 판단 역시 ‘맹탕 심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금감원의 핀테크 담당 고위공무원이 업비트로 이직하는 과정에서도, 공직자윤리위원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가상자산 관련 밀접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고위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업무 관련성이 없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이 나온 것인데,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는 당시 심사 회의록을 비공개하고 있다.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사이, 수사기관인 경찰에서도 아무런 제재 없이 가상자산거래소행을 택하고 있다.
 
최근 업비트로 이직 준비 중인 경찰관은 퇴직 직전까지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가상자산 관련 범죄를 다루는 사이버수사 팀장으로 재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까지 취업심사조차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현재 업비트의 해외 페이퍼컴퍼니 의혹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수사기관의 전직 팀장을 영입하려는 시도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들 퇴직자를 관리 감독해야 하는 부처들이 이를 방관 또는 방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직자윤리법 19조의2에 따르면 취업심사 대상자의 경우, 각 기관에서 퇴직 후 3년간 취업 사실을 관리 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식구 감싸기’로 인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금융위와 경찰은 퇴직한 취업제한 대상자의 취업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있었으며, 국정원 역시도 퇴직 직원의 가상자산거래소 취업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감사담당관은 부이사관급 고위공무원에 대한 가상자산거래소 취업사실 확인 요청에 “자연인이라 확인을 하지 못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 의원은 “가상자산과 관련한 법규가 미비하다 보니, 그 사이를 틈타 금융위 등 일부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며 “현행 4급까지인 금융위와 금감원, 그리고 국정원의 취업심사 대상을 7급까지 확대시키고, 취업심사 회의록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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