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서 통합 리모델링 바람이 불고 있다. 통합 리모델링은 사업 수익성을 높이면서도 대규모 단지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성공 사례가 없으며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은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4400가구 규모 통합 리모델링 단지인 '우극신(우성2·3, 극동, 신동아4차)'이 조합 설립에 필요한 동의율(66.7%)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우극신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동의율은 64.5%다. 신이나 우극신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내년 초 정도면 충분히 조합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극신은 리모델링 사업이 완료되면 5060가구 규모의 단일 브랜드 단지로 조성된다.
이 밖에도 영등포구 문래동 현대1·2·3·5·6차와 문래 두산위브, 대원아파트 등 7개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사전 동의를 받고 있으며, 당산동 당산효성1·2차아파트도 통합 리모델링 추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훈 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통합 리모델링은 법적으로 (정해진 방식이) 없다”며 “단지들이 조합을 각각 설립하고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파트별로 권리관계가 다르다 보니 사업 속도에 차이가 나고, 의견 충돌이 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직 통합 리모델링 성공 사례는 없다. 앞서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서는 지난 2018년 1월 건영한가람, 강촌, 코오롱, 대우, 우성 등 5개 단지를 5000가구 규모로 통합 리모델링하겠다고 추진했다가 주민 간 의견 충돌로 좌초했다.
다만 우극신은 단지 간 의견 차이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단지들이 한 필지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 위원장은 “준공될 당시 건설사 사정으로 하나의 필지에 여러 아파트가 들어서게 돼 모든 아파트가 같은 땅의 건폐율과 용적률을 공유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통합 리모델링 지역이 각기 다른 필지에 지어진 것과 달리 우극신은 같은 필지에 아파트가 있어 필수적으로 함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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