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경제학자 "한국이 이미 일본 제쳐...G7 빠져도 할 말 없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혜원 기자
입력 2021-12-15 18:2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일본의 유명 경제학자가 이미 한국은 정체한 일본을 제쳤다고 비판했다. 세계적인 공공경제학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는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는 12일 일본 경제전문지 겐다이비즈니스와 도요게이자이에 각각 글을 싣고 "한국은 이미 여러 지표로 볼 때 일본을 제치고 있다"라며 일본 경제가 정체한 반면 한국의 경제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일본이 빠지고 한국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비판을 들어도 일본은 할 말이 없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노구치 교수는 30년전인 1990년대 일본은 세계 정상 자리에 올랐지만, 이후 90년대 말 나타난 경제위기에 대한 대응에 실패하며 한국에 뒤쳐지고 있다고 짚었다. △평균 임금 △1인당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세계 대학 순위 △영어 능력 등 다양한 국제 지표를 근거로 제시했다.

노구치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집계하는 국가별 평균 임금을 볼 때, 2020년 기준 한국은 4만1960달러(약 4976만 4560원)이지만 일본은 이에 뒤지는 3만8515달러라고 밝혔다. 일본의 임금이 정체한 가운데 한국의 경제는 성장을 거듭하며 임금을 높여나갔다는 평가다.

또한 그는 2020년 기준 일본은 1인당 GDP에서 4만146달러로 한국의 3만1496달러를 앞서고 있지만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일본의 인당 GDP가 1.02배 성장한 반면 한국은 2.56배나 성장했다며 성장률에서 차이가 있다고 짚었다. 이러한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20년 후 일본의 1인당 GDP는 4만1143달러로 현재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한국은 8만894달러까지 늘어 거의 2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가 최근 발표한 2021년 세계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한국은 23위, 일본은 31위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유엔(UN· 국제연합)이 발표한 세계 전자정부 순위에서는 2020년 기준 한국이 덴마크를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지만, 일본은 14위를 기록했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가 세계 대학 순위에서도 100위 안에 드는 대학 수가 일본이 5개, 한국이 6개로 한국이 일본을 웃돈다고 밝혔다. 컴퓨터 과학 전공에서는 일본 대학 중 100위 안에 드는 대학이 하나밖에 없지만, 한국은 3개라고 밝혔다. 한국이 일본의 인구 수 절반에 못 미친다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은 일본에 비해 6배나 많은 학교를 보유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영어 능력 역시 한국이 일본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TOEFL iBT 평균 점수를 기준으로 할 때 한국은 아시아에서 11위를 차지해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홍콩과 거의 같은 수준이지만, 일본은 29개국 중 27위를 차지해 거의 꼴찌라는 것이다. 1990년대 말 경제위기로 한국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를 받게 된 가운데 세계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노구치 교수는 엔화 가치가 오르면 기업의 이익이 준다는 업계의 목소리 등에 엔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춘 것이 일본의 경쟁력을 낮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지목했다. 특히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하에서 아베노믹스 정책을 통해 금융 완화 정책을 통해 엔화 가치가 현저하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기고문을 통해 노구치 교수는 한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수출 주도형 성장이 이뤄져온 만큼 원화 가치를 내려 이익을 얻으려고 할 수도 있었으나, 그러한 정책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는 더 높은 가격에도 해외에서 한국 물품을 사고자 하도록 품질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이뤄졌지만 일본에서는 엔화 가치를 정책적으로 낮춰 수익을 얻는 방식을 택하며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하거나, 사업모델을 혁신하지 않고 안주했다고 짚었다.

노구치 교수는 2010년 이후 한국의 무역 흑자가 커지고 있다며, 외수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무역 흑자가 늘어나며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1인당 GDP, 임금 등을 밀어올렸다고 풀이했다.

노구치 교수는 현재 일본 정부가 임금 인상을 한 기업들의 법인세를 인하해주는 등의 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임금이 오를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임금만이 오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근로자의 부가가치가 오르지 않는 이상 임금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양국이 모두 1990년대 말 경제위기에 시달렸지만, 한국이 인적 능력을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깨달으며 대학을 발전시키고 영어 실력을 높인 반면, 일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일본인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구치 교수는 일본이 주요 7개국(G7)에 속할 수 있는 이유는 1985년 미국의 달러 가치를 약화시키기 위한 주요 5개국(G5)의 플라자 합의에 일본과 독일이 주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현재는 당시와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노구치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다른 G7 국가들이 아시아 대표를 일본에서 한국으로 교체하자는 제안을 한다면, 일본이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일본의 현재 상황을 통렬히 비판했다.

한편, 한국 경제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국 산업구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고, IT 산업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나 신흥국의 추격이라는 위험 요소가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IT 혁명을 이뤄 정체 없는 경제 성장을 이룬 미국을 본받을 수 있다면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