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멈추지 않고 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리스크 해소에도 개인들은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 또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의 복귀 여부는 현재로서는 ‘시계 제로’다. 개인과 외국인의 지속적인 유입에 대해서도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오히려 영향력이 커진 외국인들의 입김에 등락이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조언하고 전방산업 호조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들의 유입으로 상승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1868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는 연준의 매파적인 시그널에도 최악은 피했다는 안도 심리 때문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QT(양적긴축)에 대해 나중에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하면서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고 투자자들도 이에 안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날 개인은 167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정반대 모습을 보였다. 대주주 요건 과세 회피 및 증시 불안 등이 이유다.
개인들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수급 세력이 개인에서 외국인으로 넘어간 모습이다. 실제 지난 10월 개인은 2조8305억원어치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3조884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하지만 11월 들어 개인은 1조7927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 ‘팔자세’로 돌아섰고 외국인은 2조6073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12월 들어 개인들의 매도세는 더 크다. 12월 1일 이후 15일까지 순매도 금액은 3조9000억원을 넘는다. 지난달 전체 매도액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개인 거래 비중은 작년 4월부터 올 10월까지 18개월 연속 60%를 상회했다. 하지만 최근 개인 거래 비중은 지난 10월과 11월 58.1%, 57.4%로 낮아졌고 12월 들어서는 48.4%로 급감했다. 김광현 연구원은 “이는 지난 10년간 평균(49.8%)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작년 4월 이후 평균 16% 수준에 불과하던 외국인 거래 비중은 11월 24.0%, 12월 26.5%로 상승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거래의 절대금액이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거래 둔화로 인한 증시 전체 거래 둔화 속에 외국인의 영향력은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개인들의 급격한 유입은 현재로서는 장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22조3300억원어치를 쓸어 담았던 지난 1월과 같은 흐름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증시의 상승 폭이 크지 않았고, 차액결제거래(CFD)를 통한 (대주주 양도세) 회피가 용이해졌다”며 “올해 1월과 같은 현상이 내년 1월에도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CFD는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의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실제 주식을 소유한 것은 아닌 만큼 양도차익 과세를 회피할 수 있다.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유입 역시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컴백을 논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며 높은 환율과 낮은 매수 규모 등을 이유로 들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유동성 축소 이슈로 외국인 수급 불안은 지속될 여지가 높다”며 “당장 16일만 보면 외국인 수급이 어느때보다 중요하며 결과에 따라 지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증시는 외국인들의 유입으로 상승세를 탔다. 즉 외국인들의 움직임에 증시도 이에 동조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는 나무를 보기보다 숲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매일 FOMC와 헝다, 오미크론 등 외부 변수에 걱정만 하는 상황인데, 소음을 끄고 기업과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한국 기업들 중 내년 전방산업 호조와 더불어 실적이 성장할 기업들이 많은 상황으로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은 장기간 주가 부진으로 가격 매력도 존재하고 있다”며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