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카카오브레인의 김일두 대표가 사람 수준의 AI 기술로 교육, 헬스케어의 난제들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중엔 텍스트와 이미지를 학습하고 이해하는 '초거대 AI(대규모 연산 능력을 갖춘 AI)' 모델도 공개한다.
김 대표는 20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가 세상을 바꾸는 기술로서 의미를 가지도록 도전하려고 한다”며 “그중에서도 헬스케어와 교육이 고부가가치를 내는 분야”라고 말했다.
카카오브레인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AI 신약 설계 플랫폼 기업 ‘갤럭스’에 50억원을 투자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신약 개발의 경우 후보 물질 개발에만 평균 5년이 소요되고 6억7000만 달러(약 7900억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데 비해 성공률은 10% 미만으로 위험도가 높은 분야다. 카카오브레인은 AI를 통해 신약 개발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브레인이 최근 공개한 ‘초거대 AI’ 기술이 적용된다. AI 기술을 활용한 신약 개발은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나설 정도로 유망한 분야로 손꼽힌다.
김 대표는 “AI로 신약 개발이 간소화되면 향후 질병에 대한 인류의 대응 수준이 높아져 삶의 질을 많이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언어교육, 코딩교육을 돕는 AI 개발도 고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배움에 대한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내에 설립된 디지털 헬스케어 CIC(사내 독립기업)와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 이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철학과 일치한다. 그는 “기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김 의장이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 설립한 재단 ‘브라이언임팩트’의 설립 목적은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들을 지원해 소셜 임팩트(사회공헌)를 달성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내년에 세계 최대 규모의 텍스트·이미지 학습 AI 모델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AI가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을 각각 학습한 것과 달리 이를 모두 이해하고 그에 대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그는 “구글은 18억건의 이미지·텍스트 데이터셋을 구축했고, 오픈AI는 10억건을 만들었다"며 ”카카오브레인은 20억건의 데이터 세트를 구축했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모델을 내년 1월에 일부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브레인은 앞서 초거대 AI 모델 ‘KoGPT(코지피티)’와 ‘minDALL-E(민달리)’를 공개했다. 코지피티는 한국어 언어모델로, 긴 문장을 요약해주거나 문장을 이해해 결론을 예측하기도 한다. 민달리는 이용자가 텍스트를 명령어로 입력하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이미지 생성 모델이다. 1400만장의 텍스트와 이미지 세트를 사전 학습하고, 13억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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