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기업들이 본격적인 로봇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분야 조직을 정식으로 가동, 가정용 로봇 상용화 실현을 위해 노력중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에 인수한 미국 보스턴 다이나믹스 기술을 축으로, 산업용 로봇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기업별로 폭넓은 분야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로봇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 향후 수익확대로 이어나가고자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기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정식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지금까지는 TF를 통한 연구개발(R&D) 및 시제품을 만드는 수준이었으나, 상설조직을 정식으로 설치해 가정용 로봇을 본격 양산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 IT 전시회 ‘CES’에서 가사지원 로봇 ‘봇핸디’를 공개했다. 물체 인식기술을 통해 그릇이나 컵 등을 테이블에서 식기세척기로 운반하거나, 옷을 세탁기에 넣고, 와인을 글래스에 따를 수도 있다. 인공지능(AI)기능을 탑재한 삼성의 가전과 연동, 가사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고령자 간호를 위한 ‘봇케어’와 착용형 보행보조 로봇 ‘젬스 힙’ 등 다수의 로봇 제품을 지금까지 공개했다. 개인용 뿐만 아니라, 음식점이나 의료시설을 위한 업무용 로봇으로도 대응가능하도록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LG는 다양한 분야에 제품 투입
삼성전자와 라이벌 회사인 LG전자도 로봇사업을 미래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 2018년 산업용 로봇 제조사 로보스타 인수를 계기로, 보행보조 로봇 엔젤로보틱스와 로봇 솔루션 개발사 로보티스 등 국내 관련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진행, 제품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병원, 호텔, 음식점 등에서 자율주행으로 서빙하는 로봇을 출시했다. 앞으로는 안내 로봇과 잔디깎기 로봇, 실내소독 로봇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기업간 거래(B to B)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 자동차 제조에도 활용
현대차는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8억 8000만달러(약 1000억엔)로 인수한 미국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기술을 활용해 나간다는 방침. 사물을 들어올리고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이동하는 물류 로봇 ‘핸들’ 등을 통해 산업용 사업을 강화해 나간다. 자동차 생산 현장에도 이 기술을 활용, 작업 효율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캐나다의 로봇 스타트업인 클리어패스 로보틱스에 500만달러를 출자했으며, 올 2월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보행가능 사륜구동 로봇 ‘타이거’도 공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9년 10월, “그룹의 향후 사업구성은 자동차가 50%, 도심항공교통시스템(UAM)이 30%, 로봇이 2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 로봇 분야를 주력사업 중 하나로 육성한다는 구상을 나타냈다.
■ 평균 32% 성장 시장으로
현대차에 의하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2020년 444억달러에서 연 평균 32% 증가, 2025년에는 177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2023년까지 466억원(약 45억엔)을 투입해, 로봇제품 개발을 위한 실증센터를 구축하는 등 기업을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구시에는 2029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해 로봇개발거점인 ‘국가로봇테스트필드’를 건설하는 등 ‘1인 1로봇’ 시대를 본격적으로 대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