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급여 부정수급' 윤석열 장모 항소심의 세가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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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인턴기자
입력 2021-12-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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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씨 측, 동업자에게 속아 계약한 것. 병원 운영에 개입한 적도 없다.

  • 검찰, 사위 이용해 병원 직접 운영하고 이후에 병원 인수하려 거액 대출 받아…

법정 향하는 윤석열 장모[사진=연합뉴스]

[아주로앤피] '요양병원을 불법 운영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수십억원대의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장모 최은순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이 어제(21일) 열렸다. 이날 변호인은 "최씨는 동업자 주모씨에게 속아 계약서를 작성하고 병원 운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후 사기죄로 주씨를 고소할 때 이번 사건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변호인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어제(21일)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윤강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는 검찰의 피고인 신문이 있었다. 하지만 피고인 최씨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최씨는 “이미 수십번 진술했는데 여기서 왜 다시 걸고넘어지는거냐”며 “문서만 봐도 소름이 끼치고 머리가 아프다”고 짜증섞인 반응을 부렸다.
 
최씨는 의료법인을 개설할 수 있는 의료인이 아닌데도 2013년 2월 경기도 파주에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했다. 이후 2015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 9000여만원을 불법 수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검찰은 최씨가 수익을 얻을 목적으로 병원 설립에 관여하고 이후 자신이 이사장 자리에서 내려오자 자신의 사위를 병원 행정원장 자리에 앉힌 뒤 개인재산을 꾸준히 투입했다며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항소심의 쟁점은 ▲최씨는 동업자 주모씨에게 2억을 빌려주고 이를 상환받기 위해 요양병원 이사장에 이름을 올렸을 뿐 공모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이 이사장 직책에 이름을 올리고 있을 시점에 의료재단은 적법하게 운영됐다 ▲최씨가 주씨에게 속아 계약한 것이라는 변호인 측 주장, 이렇게 세 가지 였다.
 
■ 최씨는 단지 빚을 돌려받기 위해 계약서에 서명하고 ‘이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변호인은 최씨가 동업자인 손모씨와 주모씨에게 속아 돈을 빌려주고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항변했다. 앞서 진행된 주씨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최씨는 계약서의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했고 이사장에 이름을 올린건 내가 진 빚에 대한 담보개념이었다”는 주씨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최씨가 돈을 돌려받기 위해선 주씨가 요양병원을 운영해서 수익을 얻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려줬다는 것이다.
 
주씨는 지난 7일 열린 공판에서 “요양병원을 개설하는데 돈이 부족해 최씨에게 2억을 빌렸다”며 “당시 ‘돈을 빌려주면 의료재단 명의로 대출받아 2~3달 내로 상환하겠다’고 말했고 그 담보로 계약서 매수인에 최씨의 이름을 올렸다”고 증언한 바 있다.
 
또 당시 검찰이 “매수인이 된다는 것은 여러 가지 대금지급이나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데 최씨는 이를 알고있었냐”고 질문하자 주씨는 “설명은 하지 않았고 갑작스럽게 매수인으로 올리게 된 상황이라 최씨는 계약내용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며 “만약 내용이 복잡한 것을 알았다면 (최씨는) 계약을 안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자금을 지급하고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은 점, 최초투자일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투자한 점, 이후 수십억을 대출받아 병원 확장을 시도한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수익확보를 목적으로 철저한 계산에 따라 자금을 투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사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사위인 유모씨를 병원 행정원장으로 계속 근무시키며 최씨가 계속 병원 운영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 최씨가 이사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을 시점에 의료재단은 적법하게 운영됐다?
변호인은 최씨가 이사장으로 있을 시점엔 의료재단이 적법하게 운영됐다며 의료법 위반 혐의를 부인했다. 최씨의 구체적인 가담행위 종료 이후 속칭 ‘사무장병원’ 형태로 위법하게 운영됐다는 것이다. 또 최씨가 이사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요양병원 운영은 전적으로 주씨와 그의 부인 한모씨의 책임 하에 이루어졌고 최씨의 관여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형식적으로라도 이사장에 이름을 올려놨기 때문에 병원운영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직인을 찍어야 했다고 말했다. 재단 이사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전혀 병원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이후 최씨가 자신의 사위를 병원에 행정원장으로 근무시킨 것은 단순히 채권확보목적이지 병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씨가 이사장 명단에서 빠진 이후 본격적으로 병원을 인수·확장하기 위해 거액을 대출받았다고 반박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15년 검찰조사 당시 병원을 인수하기 위해 17억을 대출받았으나 동업자 구씨와 협의가 되지 않고 운영과정에서 원하는 대로 되지 않자 그때부터 병원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했다.
 
또 당시 최씨의 사위 유씨가 병원에 출근해 직원 면접을 보고 통상업무를 봤던 것이 최씨가 본격적으로 병원 운영에 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2012년 계약 직후 유씨와 함께 동업자 손씨를 만나는 등 이미 이전부터 병원 운영을 염두에 두고 행동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피의자 신문에서 이러한 내용을 묻자 최씨는 답변을 거부했다.
 
■ 최씨가 동업자에게 속아 계약서를 작성한 것이다?
최씨 측은 주씨에게 당했던 다른 피해자들처럼 최씨 역시 주씨에게 속아 계약서를 작성하고 이사장에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석명했다.
 
변호인은 “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최씨는 이사진에 등록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주씨가 채무에 대한 담보로 매수인에 이름을 올려야 한다고 말하자 이에 응한 것”이라며 “주씨에 의해 형식적인 이사장 자리에 있었던 것뿐 최씨는 수익분배계약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을 목적으로 이에 투자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주씨에게 속아 계약서를 작성한 이후 주씨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말했으나 주씨가 돌려줄 수 없다는 대답을 했다며 최씨도 주씨에게 사기당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검찰은 최씨도 사기당한 것이라는 변호인 측 주장에 “피고인은 2012년 9월 계약체결 이후 2013년 12월 주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했으나 이 사건에 대한 내용은 포함하지 않았다”며 “만약 당시 계약도 사기라고 생각했으면 이번 사건도 고소에 포함했어야 맞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진 최종변론에서 검찰은 “최씨는 투자금을 대부분 회수했으나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동업자들에게 범행을 떠넘기고 있다”며 “최씨가 여전히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전가하려고 했던 점을 고려해 최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해달라”고 주장했다.
 
최씨 측은 “최씨는 병원 운영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적이 없으며 주씨에게 속아 계약한 피해자”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또 앞서 집행유예판결을 받았던 동업자 주씨와 그의 부인 유씨에 비해 형량이 과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고인 최씨는 “머리가 아프다”며 최후진술을 변호사의 최후변론으로 대신했다. 법조계는 "최씨는 2015년 검찰조사 당시 병원 운영과 요양병원을 인수하기 위해 거액을 대출받았다"고 진술했다"며 "이를 고려하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25일 오후 2시 30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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