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은 M&A를 촉진시킬 수밖에 없다. 국내 대부분의 그룹사들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IT 기반 사업은 대기업들의 주력 사업이 아니었다. 네이버, 카카오를 제외하면 IT 기반 그룹사를 찾기가 어렵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켰다. 대기업들은 빠르게 IT 기술력과 계열사를 확보해야만 했다.
테크 전문 M&A 관계자는 "테크, 디지털이 가미된 시장에서는 공급자가 중심"이라며 "수요·공급의 원칙상 기업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었고, 그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고 인수하는 대기업이 준비가 잘 돼 있는 그룹"이라고 말했다.
심지어는 매출이 나오지 않는 회사가 300억원 넘는 가격에 인수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넵튠은 모바일 메타버스형 게임을 개발 중인 퍼피레드M을 309억원(지분 44%)에 인수했는데 퍼피레드M은 현재 매출이 거의 없는 회사다.
디지털 전환으로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방법도 과거 현금 창출력 중심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뿐만 아니라 총 거래액(GMV)에 일정 배수를 곱하는 방법도 자주 사용됐다. 온라인 쇼핑몰인 지그재그, W컨셉 등의 M&A가 대표적이다. 플랫폼의 특성 때문이다. 밸류에이션 전문 M&A 관계자는 "플랫폼 회사는 특히 인건비나 연구개발 비용이 별로 들지 않아 향후 이익률이 매우 높을 수 있다"며 "또한 플랫폼은 각 섹터에서 과점시장으로 갈 수 있는 아주 효율적인 비즈니스"라며 GMV가 사용되는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혔지만 해외 M&A, 이른바 크로스보더 딜도 상당히 많았다. △DL케미칼의 미국 화학사 크레이튼 인수 △'BTS' 하이브의 이타카홀딩스 인수 △사모펀드 운용사(PEF)의 글로벌 3대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 인수 등 글로벌 기업의 인수뿐만 아니라 △LG화학 편광판 사업부 △삼성디스플레이의 쑤저우 LCD 생산법인 △하이퍼커넥트 매각 등 국내 기업들의 자회사나 사업부가 매각 대상이 된 경우도 많았다.
환경 관련 M&A 전문가는 "ESG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인데, 내년에는 재활용 섹터에서 M&A가 많이 일어날 전망"이라며 "재활용 섹터는 환경과 관련해 가장 큰 분야이며 실제로 재활용 분야에서도 많은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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