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상장이 예정된 케이옥션이 공모 과정에서 대체불가능토큰(NFT·Non-Fungible Token) 관련 내용을 최소화했다. 자회사를 통해 향후 시장 참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NFT 시장의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상장 과정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옥션은 다음달 6~7일 이틀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는 신주 발행 128만주, 구주 매출 32만주로 이뤄지며 희망 공모가 범위는 1만7000~2만원이다. 상장 예정 주식 수(890만9420주)에 따른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178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던 케이옥션은 올해 신영증권으로 주관사를 교체하며 상장에 착수했다. 올해 NFT 열풍과 함께 미술품 시장이 이례적인 주목을 받으며 경쟁사인 서울옥션의 주가도 급등해 증시 입성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케이옥션의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 기업에는 서울옥션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케이옥션은 당장 NFT 관련 사업에는 나서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월 자회사인 케이론대부 상호를 '아르떼크립토'로 변경하며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관계당국의 가이드라인 이전까지는 계획을 확정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신사업보다는 원활한 상장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까지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은 '회색지대'인 NFT 시장을 내세울 경우 한국거래소나 금융당국의 상장 기준에 벗어날 우려가 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이런 우려 때문에 발행사와 주관사 측에서도 의도적으로 NFT와 관련된 내용을 증권신고서 등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FT 시장은 잠재력이 크지만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은 신규 영역인 만큼 저작권 등 문제 소지도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케이옥션이 NFT를 강조해 상장을 추진했다면 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시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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