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대장동 의혹'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소환...윗선 수사 재개 시동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신진영 기자
입력 2021-12-30 10:5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법조계 "무리한 영장 청구로 인한 보완 수사...수사의 원칙 잃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사진=연합뉴스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관련 '윗선' 수사가 재개되는 분위기다. 검찰이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에 연루된 곽상도 전 의원과 관련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오전 김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등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2015년께 화천대유와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무산될 뻔한 상황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이던 곽 전 의원이 막아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쟁 컨소시엄인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자회사를 참여시킨 H건설 측이 김 회장 측에 '화천대유 컨소시엄을 깨고 함께하자'고 제안하자 김씨가 곽 전 의원에게 부탁해 김 회장 측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김씨와 곽 전 의원, 김 회장은 모두 성균관대 동문으로 학연이 관여된 게 아닌가 하는 의혹도 제기됐다. 곽 전 의원과 김 회장은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컨소시엄 무산 위기를 막아준 대가로 아들을 화천대유에 입사시키고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가량을 받았다고 봤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특경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는 알선 대상자를 특정해야 혐의 입증이 가능하다. 그러나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법원에서 검찰은 대상자를 명확히 밝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해 보완 수사를 하고자 이날 김 회장을 부른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당초 곽 전 의원에 대해 영장을 청구하기에 앞서 김 회장 조사가 이뤄졌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최진녕 변호사(법무법인 CK 대표)는 "기본적으로 영장 청구를 하려고 하면 범죄 소명을 해야 한다"며 "(이 같은 검찰의 행보가) 풍문만 듣고 영장을 청구한 게 아니겠느냐"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이어 "무리한 영장 청구로 수사의 원칙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27일 택지지구 공모 사업 등에 관여한 건설업체 H사 상무급을 소환해 컨소시엄 참여 과정과 하나은행 측에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확인했다. H사 관계자는 "자회사 쪽이 참여를 했고, H사는 대장동 개발 공모에서 떨어졌는데 왜 수사 대상자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검찰은 김 회장을 상대로 하나은행 컨소시엄 구성 당시 곽 전 의원에게 대장동 사업 관련 부탁을 받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회장 조사 내용을 토대로 곽 전 의원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불구속기소 할지 등을 결론 낼 방침이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추가 참고인 조사를 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에 얽힌 법조계와 재계, 그리고 정치권 관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건에 대한 뚜렷한 혐의 입증을 위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법조계 일각에선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에 대한 참고인 소환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 이사장은 지난 9월 한 언론 보도로 화천대유에 300억~400억원가량 돈을 빌려준 투자자문사 킨앤파트너스에 거액을 빌려준 익명의 투자자로 드러났다. 해당 투자 구조에 대해 잘 안다는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최 이사장이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이 있다"며 "킨앤파트너스에 있는 실무직원을 부르고 최 이사장을 부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