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서울교통공사 "을지로3가·신용산역 이름 팝니다"

지하철역 이름 옆·괄호 안 '역명 병기' 추진

"지난해 10개월간 무임수송 손실 2천억원 넘어"

 

서울교통공사가 지난달 18일 서울지하철 8호선 남위례역 운영을 개시했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에 위치한 남위례역은 기존 복정역과 산성역 사이에 들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가 을지로3가와 신용산역에 대해 ‘역명 병기’ 판매를 추진한다. 역명 병기 판매는 지하철역 이름 옆이나 밑 괄호 안에 기업, 학교, 병원 등 이름을 함께 표시하고 사용료를 받는 것이다.
 
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 8월 을지로4가, 노원, 뚝섬, 역삼, 발산, 내방 등 8개 역을 대상으로 역명 병기 계약을 맺을 사업자를 찾기 위해 공개 입찰을 진행했다. 공개 입찰 후 사업자 선정 과정 등을 거쳐 을지로4가역은 ‘을지로4가(BC카드)’로, 역삼역은 ‘역삼(센터필드)’으로, 내방역은 ‘내방(유중아트센터)’으로 역명이 함께 표기됐다. 공사 측은 역명 병기 사업으로 연평균 약 25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역명 병기 사업은 지난 2016년 시작됐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쳐져 서울교통공사가 출범한 뒤에는 추가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매년 누적된 적자에 코로나19로 승객까지 줄면서 공사는 재정난 타개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명 병기 사업을 다시 추진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3850억원이던 당기순손실은 2017년 5254억원, 2018년 5389억원, 2019년 5865억원으로 3년간 5000억원대였으나 2020년에는 1조1137억원으로 1조원을 넘겼다.

 
공사 측은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지난 2015년 이래 동결된 지하철 요금과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무임 수송에 따른 손실을 꼽고 있다. 지난해 1∼10월 공사의 당기순손실은 7907억원으로 이 가운데 28.9%에 해당하는 2283억원이 무임 수송에 따른 손실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