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국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출시 등을 토대로 올해를 '대도약의 해'로 선언하고, 이를 위해 정부의 공격적이고 과감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24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제약바이오산업은 1999년 이래 가장 많은 신약(4개)을 배출했다"며 "올해는 산업계의 총력 도전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더해 제약바이오강국의 꿈을 실현하는 대도약의 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선 원 회장은 민간 연구개발(R&D) 투자규모를 현재 10.7%에서 2025년까지 15~16%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또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전면 확산을 위해 혁신적 파이프라인 공유 플랫폼인 '드럭 디스커버리 라이브러리' 컨소시엄 구축을 추진할 예정이다. 상시적인 기술거래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바이오헬스 특화 기술거래소 발족도 검토 중이다. 기술거래소는 기업·벤처·대학의 기술과 사업전략을 공유,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품질관리 강화를 위해 현재 10%에 머물고 있는 QbD(의약품 설계기반 품질고도화) 도입률도 확대 추진한다. 대형 제약사 및 신규 품목, 주사제 중심으로 2025년 50%, 2030년 100%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통령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 건의
원 회장은 "지금은 점진적인 발전이 어렵고 퀀텀점프가 필요한 때인데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 범위와 규모는 선진국의 파격적 지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며 "산업의 각고 노력과 정부의 공격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다"라고 말했다.
그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3상 시험을 민·관 협력 성공 사례로 들면서도 정부의 지원 범위와 규모가 선진국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협회에 따르면 정부 부처의 올해 연구개발 예산 15조7천억원 중 바이오 분야는 11.4%에 불과한 1조8000억원으로, 미국과 벨기에 등 의약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
이어 그는 대통령 직속으로 전주기의 통합적 육성·지원 컨트롤타워인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촉구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정책과 재정, 규제가 다부처로 분산돼 있어 효율성이 저하되고, 기초연구·임상시험·글로벌 진출까지 전주기 관리 주체도 부재하다"며 "연구개발·정책금융·세제 지원·규제개선·인력양성 등을 포괄하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각 부처 정책을 총괄, 효과적으로 조율하는 대통령 직속의 컨트롤타워가 설치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R&D 예산 2배 이상 확충해야
원 회장은 "연구개발의 최종 목표는 의약품 개발임을 직시해 제품화의 주체인 기업에 대한 정부의 R&D 예산 지원을 2배 이상(14.6 %→ 30% 이상)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블록버스터 개발을 완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며 "정부 주도의 5조원대 메가펀드를 조성해 신약 파이프라인과 후기 임상에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회장은 백신주권·제약주권 확립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기업이 백신 위탁생산(CMO) 사업에서 두각을 냈지만 백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독자 개발 백신이 필요하다"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차세대 플랫폼 구축을 위해 1조원대 백신 바이오펀드를 조기 조성해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신라젠 상장폐지로 불거진 '바이오 버블' 논란에 대한 질의에서 원 회장은 "(임상시험) 시도 과정에서 (실패 등) 예기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도 산업의 특성상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투자자에게 혼동을 주는 정보는 줄이고 윤리 경영을 전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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