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 장타에 다칠라"…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연습장에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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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2-01-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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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달 아시안 투어 개막전 3번째 출전

  • 작년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23야드

  • 근육 늘리고 식단조절 "400야드 가능"

  • 조직위, 선수·갤러리 안전 위해 울타리

  • 전설 니클라우스는 "비거리 제한해야"

장타를 뽐내는 브라이슨 디섐보 [사진=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근육량을 늘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9년 말부터다. 골프의 정답은 '비거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20년 초, 그는 9㎏가 늘었다. 코로나19가 확산됐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도중 대회가 중단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예기치 않게 휴식기를 거쳤다. 

휴식기 동안 디섐보는 멈추지 않았다. 근육량을 9㎏ 더 늘렸다. 시즌이 재개됐을 때 디섐보는 단박에 드라이버 비거리 1위로 올라섰다. 공을 치는 모습이 마치 마블 영화에 등장하는 헐크 같았다.

디섐보는 PGA 투어가 마련한 전세기에 탑승하는 줄에 서서 두꺼운 물리학 책을 읽었다. 식단도 조절했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다.

비거리 증가의 힘을 본 것은 2020년 7월 로켓 모기지 오픈에서다. 당시 그는 매슈 울프(미국)를 3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2020~2021시즌 디섐보는 시작부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메이저 US 오픈에서다. 당시 69타, 68타, 70타, 67타를 때렸다. 미국골프협회(USGA)를 비웃듯 긴 비거리와 완벽한 쇼트게임으로 코스를 공략했다. 나흘 연속 언더파를 기록했다.

지난해(2021년)에는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프리젠티드 바이 마스터카드에서 우승했다. 그는 시즌 종료 결과 비거리 1위를 지켰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323야드(295m)다. PGA 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320야드(292m)를 돌파했다. 한 시즌 동안 날려 보낸 총 길이는 5만1790야드(4만7356㎞)에 달했다. 

그가 2월 3일(한국시간)부터 6일까지 나흘간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경제도시에 위치한 로열 그린스 골프 앤 컨트리클럽(파70·7010야드)에서 열리는 2022~2023시즌 아시안 투어 개막전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파워드 바이 소프트뱅크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이하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총상금 500만 달러)에 출전한다.

이번이 3번째 출전이다. 디섐보가 온다는 소식에 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바빠졌다. 디섐보의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95m다. 현재 드라이빙 레인지(이하 연습장) 설정으로는 그의 공이 12번 홀 티잉 그라운드로 훌쩍 넘어가기 때문이다. 결국 조직위는 울타리를 설치했다.

마이크 올리버 대회 운영 총괄은 "300야드(274m) 전장에 오르막이지만, 지난해 대회 때 디섐보가 치는 연습 공이 12번 홀 티잉 그라운드까지 날아간 적이 있다"며 "디섐보가 연습할 때 선수와 팬들의 안전을 보장하려고 울타리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디섐보는 최근 마음만 먹으면 400야드(365m)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디섐보는 "올해는 비거리가 더 늘었다. 사우디에서 어마어마한 장타를 보여주겠다. 사우디에서는 폭탄을 터트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회장에 있는 드라이빙 레인지 [사진=PIF 사우디 인터내셔널]

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골프 전설이 있다. 바로 '황금 곰' 잭 니클라우스(미국)다. 그는 투어 통산 73승(메이저 18승)을 보유하고 있다. 8승을 보유한 디섐보에 비해 우승 수가 9배를 넘긴다.

최근 니클라우스는 "비거리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클라우스는 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USGA, R&A가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공의 성능도 되돌려 놓아야 한다. 한없이 늘어나는 비거리는 온갖 문제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뮤어 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이 8000야드(7315m)로 늘어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이를 지키려면 주변 주택을 모조리 사들여야 한다"고 비꼬았다. 뮤어 필드 빌리지 골프 클럽은 대회 시 파72, 7392야드(6759m)로 설정된다.

사우디 대회 디펜딩 챔피언은 '장타자' 더스틴 존슨(미국)이다. 그는 1·3회에서 우승했다.

디섐보가 드라이버 비거리 1위를 했던 2021~2022시즌 존슨은 7위였다. 당시 그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312야드(285m)다. 이 역시도 12번 홀에 있는 선수와 갤러리를 위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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