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균 수협은행장 '100년 성장' 기반 다지기…초석은 자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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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2-02-0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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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내부 출신' 행장…공적자금 조기 상환 총력

  • 브랜드 이미지↑…김 행장 "핵심예금·DT 주력"

  • 총자산 57조 돌파…취임 2년차 'ESG 경영' 원년

김진균 Sh수협은행장이 지난달 17일 2022년 제1차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수협은행]

[데일리동방] 임중도원(任重道遠). 맡겨진 일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김진균 Sh수협은행장(59)은 취임 당시 일성으로 밝힌 임중도원의 마음가짐이 2년 차 임기를 시작한 올해도 여전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100년 지속 성장'이라는 원대한 경영 목표를 수립하면서 수협은행 수익성에 탄력이 붙고 건전성은 견고지 다져지고 있다. 사상 첫 '내부 출신' 행장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부담을 오롯이 실력과 실적으로 극복 중인 김 행장 목표는 확고했다. 그는 "공적자금 조기 상환 로드맵을 완성하기 위한 초석으로 수협은행만의 자생력 강화가 1순위 과업"이라고 방점을 찍었다.

◆ 30년 수협맨… 철학은 '고객 최우선'

82학번으로 충남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한 후 1992년 수협중앙회에 발을 들인 김 행장. 그는 올해로 만 30년째 한 직장을 다니고 있다. 사무실 막내로 선배들 뒤치다꺼리를 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현재는 1900여명 임직원을 대표한다. 그는 행장이 된 자신을 회상하며 "함께 일하고 싶고,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수협 특유의 끈끈한 정이 지금까지 버틴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말단 직원부터 지점장, 본부장, 부행장, 수석부행장을 거쳐 은행장에 오르기까지 변하지 않는 업무·경영철학이 있다. 모든 업무의 궁극적 지향점은 바로 고객이다. 그는 "수협은행이 추구하는 모든 서비스는 항상 고객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고객을 보호하고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김 행장에게는 남다른 자부심이 있다. 사상 첫 '내부 출신' 행장이라는 점이다. 1962년 수협중앙회 창립과 더불어 탄생한 수협은행은 2016년 12월 중앙회에서 분리되고서도 정통 수협맨이 은행장에 등극한 전례가 전무했다.

외부 인사 영입이 다수를 차지했고, 특히 2001년 외환 위기 여파(IMF 사태)로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이래 고위 관(官) 출신 낙하산이 잇따라 크고 작은 내홍을 겪었다.

수협은행이 정부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김 행장은 2020년 11월 업계 예상을 깨고 내부 출신으로는 처음 행장직에 올랐다. 수협은행이 가진 구조적 한계는 자율적 경영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됐고, 이를 주시한 김 행장은 임기 동안 역량을 집중해야 할 키워드로 '자생력 강화'를 꼽았다.

수협은행은 2016년부터 공적자금 상환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3400억여원을 상환했다. 아직 8000억원가량이 남은 상태다. 김 행장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와 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마무리돼 공적자금을 조기에 상환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며 "수협중앙회 조기 상환 노력에 적극 협조해 어업인과 협동조합 지원 기능이 최대한 빨리 정상화되도록 주력하겠다"고 했다.

수협은행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정부 대출 규제 강화 기조, 대형 정보통신업체(빅테크)의 전통 금융권 침투 등 여러 위험·위협요소와 직면해 있지만 이처럼 확고한 목표로 성장 기반을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 무엇보다 수익성이 두드러졌다. 작년 말 총자산의 경우 5년만에 72% 늘어난 57조1000억원에 달하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492% 성장한 2840억원을 기록했다.

김 행장은 "수협은행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먼저 기업금융 비중이 컸던 자산 포트폴리오를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비율 45대 55 수준의 안정적 균형을 이루도록 체질 개선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높은 대출 자산 건전성을 유지해온 전략도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송파구 Sh수협은행 본점 전경 [사진=수협은행]

◆"수협은행=1금융권"…브랜드 이미지 제고 '특명'

전사적 성장세에 가속이 붙었지만 김 행장도 인정한 수협은행의 저조한 인지도는 앞으로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로 꼽힌다. "아직도 특수은행 이미지가 강해 어민들만 이용하는 은행이라고 인식하는 부분은 아쉽지만 수협은행은 시중은행과 동일한 1금융권 은행"이라고 밝힌 그는 임기 동안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액션 플랜으로 디지털 혁신(Digital Transformation·DT) 사업과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들과의 교감을 제시했다. 상호 동일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두 개념과 관련해 그는 먼저 디지털과 모바일에 익숙한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다양한 플랫품 서비스 개발과 '고객 경험(Customer Experience) 강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경험 강화 전략 핵심은 모바일을 활용한 재미있고, 빠르고, 편리하고, 안전한 거래를 직접 체감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수협은행 대표 캐릭터인 라온이를 내세운 신상품을 하반기 중 모바일앱 헤이뱅크(Hey! Bank)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앞으로 선보일 헤이뱅크 콘텐츠에 관해 김 행장은 "금액을 입금할 때마다 라온이가 성장하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재미를 가미하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즐기는 MZ세대 특성에 맞춰 만기일, 납입금액, 자동이체 주기 등을 고객이 직접 설계하도록 한 DIY 상품이 될 것"이라며 "송금 과정에서 고객이 원하는 이미지나 이모티콘 등을 덧붙여 친근하게 전달할 수 있는 이미지 송금 서비스도 마련해 6월 중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 행장이 그린 DT 전략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면서 수협은행 디지털·마케팅 담당 실무부서는 MZ세대 고객을 집중 겨냥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푸시메시지 등을 적극 동원해 '알아두면 쏠쏠한 생활 속 금융정보' 등 실생활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댓글 이벤트 등 고객 참여 마케팅 폭도 늘려가고 있다.

김 행장은 "사용자 눈높이에 맞춘 비대면 상품과 가입 절차 간소화 등 서비스 혁신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며 "다양한 영역에서 고객 의견을 경청하고, 미래 금융 생활 주역으로 성장할 1020세대 요구를 반영한 서비스를 속속 선보여 머지않아 인지도나 시장 점유율 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기대했다.

◆ "ESG 경영 원년"··· 수협銀 정체성과 직결

전세계 모든 기업의 미래경영 화두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를 놓고 김 행장은 올해가 수협은행 ESG 경영 원년이라고 요약했다. 기존 사회공헌 활동에서 나아가 지속 가능한 경영을 떠받칠 수 있는 밑거름으로서 부문별 정례화 사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수협은행은 앞서 작년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ESG 전담조직을 꾸렸다. 기시행 중인 다양한 활동에 전문성을 배가할 방침이다. E(환경) 측면에서 저탄소 배출을 위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해양플라스틱 제로(ZERO) 운동'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은행 내부적으로 종이를 절감하는 페이퍼리스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는 평가다.

또 '독도사랑카드', '어촌복지예금', '보고싶다 명태야적금', 'Sh해양플라스틱 제로 예‧적금' 등 공익 상품도 출시하고 있다. Sh해양플라스틱 제로 예‧적금은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11만명을 넘어섰다. 은행 측은 "작년 이 상품 판매금액 일정액으로 조성된 공익기금 8000만원을 해양경찰청과 해양환경공단 등에 출연했다"고 했다.

김 행장은 이런 활동 자체가 수협 정체성과 직결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활동에 제약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매월 정기적으로 실시해 온 어촌지역 환경정화활동 역시 손꼽는 S(사회) 부문 공적사항"이라며 "팬데믹 확산세가 진정되는 즉시 임직원과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는 정화활동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착한 금융, 녹색 금융 가치를 고객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앞으로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며 "ESG 경영 원년을 맞아 올해는 핵심 예금 확충과 코로나19 관련 지원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려 미래 위험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덧붙였다.

수협은행은 작년 말까지 코로나19 여파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9400억원가량 여신을 지원했다. 올해도 지원 규모를 유지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협중앙회 상급 기관인 해양수산부 지침에 따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을 위해 1년 간 4000억원 규모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이들 기업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부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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