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지 못하는 현실이 못내 아쉽다. 사진으로나마 여행을 즐기기로 한다.
대중에 개방한 이후로, 한 세기 가까이 베이징의 관광 명소로 사랑받는 베이징 여행 스폿을 사진으로 만나자.
베이징 중심에 거대한 궁궐이 떡하니 자리 잡았다. 명나라와 청나라 두 왕조가 5세기에 걸쳐 절대 권력의 중심지로 삼았다. 우리가 익히 아는 자금성이다. 궁궐 중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자금성은 1403년 명나라의 제3대 황제 영락제가 베이징으로 천도한 후 1406년 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된 인원만도 100만명에 달한다. 완공된 것은 14년 후인 1420년이다.
자금성을 직역하면 '자줏빛의 금지된 도시'다. 황제의 윤허 없이는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는 뜻을 품었다. 자주색은 우주의 중심 북극성을 상징한다.
자금성에는 800채의 건물과 9999개의 방이 존재한다. 방 개수를 1만개 채우지 않은 이유는 황제의 절대 권력을 과시하되, 옥황상제의 천궁보다는 지위가 낮다는 것을 겸손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란다.
세계 최대 규모인 만큼 자금성을 모두 둘러보는 데는 하루가 부족하다. 자금성에는 4개의 관문이 있는데, 천안문이 가장 유명하다.
천안문 광장은 1948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선언을 비롯해 중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사건이 일어난 곳으로, 매일 새벽이면 국기 게양식을 선보여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자금성은 현재 고궁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입장료만 내면 누구나 드나들며 구경할 수 있다.
베이징의 북쪽으로 가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건축물을 만날 수 있다. 역시 우리가 잘 아는 만리장성이다.
중국인들은 기원전 7세기경 춘추시대에 제나라가 북방 국가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 장성을 축조했다.
현존하는 만리장성의 기초는 남북조시대 북위가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왕조를 거치며 방치됐지만, 명나라가 장성을 개축 및 보수했다. 지금 만리장성의 모습은 16세기에 이르러 완성됐다.
중국 전체를 가로지를 만큼 거대한 장성 중에서도 베이징 주변에 있는 장성들이 가장 유명하다.
코로나19 확산 이전, 관광객들은 여행사나 여행 플랫폼을 통해 시내에서 출발하는 반나절 투어 상품을 예약해 만리장성을 찾곤 했다.
주요 전망대까지 케이블카나 리프트, 슬라이딩카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지만 조금 힘들더라도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는 것이 좋다. 걸을 때마다 펼쳐지는 수려한 자연경관이 감동을 안긴다.
절대 권력의 상징이던 청나라 황제가 보낸 휴가지는 어디일까. 베이징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떨어진 교외에 수려한 경관을 품은 곳이 있다. 바로 이화원이다.
12세기 초 금나라 황제가 행궁을 처음 지은 후 시간이 흘러 1750년 청나라 황제 건륭제가 '청의원'이라는 이름을 붙였던 곳이다.
1860년 영국·프랑스 연합군의 공격을 받아 불에 타버렸지만 서태후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재건에 성공,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화원'이라는 이름도 이때 붙었다.
서태후는 여름철 더위를 피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화려한 자태의 입구를 지나면 만수산(万寿山)과 그 위에 지어진 건축물이 등장한다. 만수산 너머에는 원나라 때 조성된 인공호인 '곤명호(昆 明湖)'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 곤명호의 면적은 2.2㎢나 된다. 바다를 방불케 할 정도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곤명호 앞에는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는 정자 겸 산책로 '장랑(长廊)'이 있다. 길이 780m의 건축물에 1만4000여폭의 그림이 그려졌다.
장랑의 서쪽 끝에는 석조로 만든 배 모양의 수상 건축물 '석방(石舫)'이 자리한다. 서태후는 이곳에서 달빛을 감상하거나 연회를 열기도 했단다.
별도의 입장료를 내고 이곳에 오르면 곤명호를 중심으로 드넓은 이화원 전망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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