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거래에서 비대면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빠르게 증가하면서 최근 몇 년간 국내 4대 은행의 인력이 줄어든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인력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시중은행들의 점포 폐쇄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불러온 변화를 반영해 사업 모델을 재정비하고 신규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2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년간(2019년 9월~2021년 9월) 국내 4대 은행의 임직원 수가 줄었다. 2019년 9월, KB국민은행의 직원 수는 1만7593명이었고, 2020년 9월에 1만7642명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지난해 9월 1만7108명까지 감소했다. 올해는 직원 수가 1만7000명을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대상을 40대까지 확대했다.
신한은행의 직원 수는 2019년 9월 1만4641명이었으나, 2020년 9월 1만4548명, 2021년 9월 1만4115명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800명 이상의 임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2019년 9월, 우리은행 직원 수는 1만5219명이었으나 지난해 9월 1만4393명으로 826명이 줄었다. 하나은행 또한 1만3673명에서 1만2786명으로 887명 감소했다.
이는 은행 거래에서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대세가 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입출금거래에서 비대면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70.9%(2021년 6월 기준)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모바일을 통한 조회서비스 이용 비중은 93.2%에 달한다.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 고객(법인 포함) 수는 1억8657만명으로, 2020년 말 대비 5.6%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는 시중은행의 점포 폐쇄로 이어지고 있다. 2020년 10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년간 사라진 국내은행의 점포 수는 275곳이다.
은행 간 경쟁 심화로 향후 인적, 물적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이 코로나 팬데믹이 불러온 금융산업의 변화를 반영해 기존 사업모델을 고도화하거나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은행들이 디지털전환을 통해 플랫폼화 등 과거와 다른 접근을 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관계에 기반한 접근을 해왔고, 상당 기간 관계형으로 남을 사업이 여전히 많다”며 “이런 사업의 가치를 어떻게 재정의하고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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