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지난 10일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치솟는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실질가처분 소득을 0.7%포인트(p)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보았다. 골드만삭스는 “지정학적 위기가 소비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유럽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미국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보았다. 재정긴축 역시 경제성장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라고 판단했다.
골드만삭스는 12일 미국의 간판 주가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연말 목표가를 4900에서 4700으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12일에 목표가를 5100에서 4900으로 낮췄다가 한 달 만에 다시 하향 조정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주당 순이익(earnings-per-share)도 한 달 전에 올해 8%가 늘어 226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다시 이날 5%, 221달러로 낮췄다.
이처럼 주가전망을 다시 하향 조정한 주요한 이유는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안 그래도 악화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우크라 전쟁이 기름을 부었기 때문이다. 지나친 상품 가격 폭등에 따른 소비 수요 약화와 경제성장 둔화 위험은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투자자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았으며, 내년에 미국이 경기 침체기에 빠질 가능성이 35%에 달한다고 밝혔다.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내놓는 곳은 금융기관뿐만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1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사회의 제재 여파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식량과 에너지의 국제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글로벌 교역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물가 오름세로 소비자 지출이 줄고 경제 성장도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또 러시아의 상황에 대해서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러시아 경기의 후퇴를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러시아의 채무 불이행 선언도 더 이상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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