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하나는 이니스 브룩 리조트 코퍼헤드 코스의 스네이크 피트(16~18번 홀)다. 스네이크 피트는 뱀 구덩이라는 뜻이다.
어려운 3개의 홀은 살아 움직이는 뱀처럼 선수들의 발목을 물고, 똬리를 튼다.
물뱀이라 불리는 16번 홀(파4)은 475야드(434m)로 페어웨이가 좁고 오른쪽 해저드가 입을 벌리고 있다.
선수들은 이번 주 2021~2022시즌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총상금 780만 달러·약 94억4500만원)에서도 뱀 구덩이를 건넌다.
전날(3월 18일·현지시간) 2라운드 결과 매슈 네스미스(미국)가 어렵다고 소문난 16~18번 홀을 모두 파로 막아내고, 이글 1개와 버디 8개로 10언더파 61타를 적어냈다. 중간 합계 14언더파 128타 선두다.
그가 기록한 10언더파 61타는 이 대회 18홀 최저타 기록이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으로 2012년 1라운드에서 기록했다.
네스미스는 36홀 동안 보기를 기록하지 않았다. 무결점 플레이다. 29세인 그가 남은 이틀을 견디고 우승한다면 생애 첫승으로 기록된다.
현재 그의 페덱스컵 순위는 127위,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는 279위로 '깜짝'이라는 수식어가 우승 앞에 붙을 예정이다.
2위는 애덤 해드윈(캐나다)이다. 그는 전날 뱀 구덩이에서 버디 1개(16번 홀), 파 2개를 적어냈다. 훌륭한 탈출이다. 나머지 홀에서는 버디 5개(1·8·10~12·16번 홀), 보기 1개(3번 홀)를 추가했다. 중간 합계 12언더파 130타로 선두와 2타 차다.
3위 그룹(11언더파 131타)을 형성한 선수는 스콧 스털링과 샘 번스(이상 미국)다. 스털링은 전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으며 2계단 상승했다.
반면, 번스는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이는 활약을 했지만, 순위가 두 계단 추락했다.
인 코스(10번 홀)에서 출발한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전반 9홀에서 버디 5개(11·13~15·17번 홀)를 기록했다. 17번 홀에서는 3피트(약 1m) 안쪽에 공을 떨궈 홀인원이 될 뻔했다.
1번 홀(파5)과 5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기록했으나, 7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토머스는 5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10언더파 132타 5위로 4계단 뛰어올랐다.
급격한 순위 상승으로 커트라인 마저 통과했다. 이날 커트라인은 3언더파 139타로 설정됐다.
커트라인을 통과한 선수 중에서는 교포 대니 리(뉴질랜드·이진명)의 순위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5위에서 49위로 44계단 추락이다. 버디를 4개 기록했으나, 보기를 7개 범했다. 3오버파를 추가해 중간 합계 3언더파 139타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노승열(31)이 5언더파 137타 공동 25위로 커트라인을 통과했다. 강성훈(35)은 10오버파 152타로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마스터스 토너먼트 2회(2012·2014년) 우승자 버바 웟슨(미국)과 1회 우승자인 대니 윌렛(잉글랜드·2016년), 잭 존슨(미국·2007년), 찰 슈워젤(남아공·2011년)도 탈락했다.
슈워젤은 1라운드 15번 홀(파3)에서 6번 아이언을 쥐고 티샷한 뒤 채를 집어 던졌다. 아찔한 순간이다. 13번 홀(파3) 더블 보기부터 끓어오르던 화였다.
다음 홀(16번 홀)에서도 아찔한 순간이 나왔다. 두 번째 샷이 '슬램 덩크'로 홀에 들어간 것. 만회의 이글이다. 그러나, 뱀 구덩이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17번 홀(파3)에 또다시 물리며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그는 다음 날 이글을 기록했던 16번 홀에서 보기를 적었다. 뱀에 물린 충격은 3오버파 145타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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