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전기차 생산 차질과 니켈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걷히면서다. 매크로 환경이 개선되면서 연초 낙폭 과대 종목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과 2차전지 산업의 구조적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제기되면서 당분간 관련주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2차전지 K-뉴딜' 지수는 전일 대비 1.85%(84.23포인트) 오른 4635.50으로 마감했다. 이로써 지수는 지난 16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지수가 연일 상승을 지속함에 따라 15일 종가(4243.86) 대비 상승률은 9.02%(391.64포인트)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621.53에서 2710.00으로 3.37%(88.47포인트) 상승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상승률이 3배에 달하는 셈이다.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15일 종가 대비 상승률이 10%를 돌파한 종목도 속출했다. 먼저 LG에너지솔루션이 10.45%(3만8000원) 오른 39만7500원을 기록, 40만원대 돌파를 목전에 뒀다. SK이노베이션은 10.55%, 삼성SDI는 4.41% 급등했다. 소재기업 중에서는 엘앤에프가 16만8500원에서 19만원으로 12.51%(2만1500원) 상승했다. 이밖에도 SK아이이테크놀로지(10.90%)와 에코프로비엠(10.57%) 등이 1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배터리 관련주는 3월 15일까지만 해도 투자자들의 속을 썩였다.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전기차 생산 차질과 배터리의 주원료인 니켈과 리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 악화 우려가 대두, 낙폭이 코스피의 3배에 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2일 코스피가 2972.48에서 2621.53으로 11.80% 하락에 그치는 동안 KRX 2차전지 지수는 6157.05에서 4243.86으로 31.07% 급락한 바 있다.
하지만 배터리 산업 전반의 발목을 잡고 있던 악재들이 걷히면서 관련주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제기되는 모양새다. 먼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정상화는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동남아 공장의 가동률도 정상화됐고 중국의 전력난도 개선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갈등도 누그러지는 기미를 보이면서 팔라듐과 크립톤, 네온 등 반도체 생산 과정에 필요한 원료 수급도 개선되는 추세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2차전지용 원자재 가격 상승은 가수요와 재고 소진에 따른 상승인데 과거 사례를 검토하면 이 같은 상승은 장기적인 방향성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높아진 금속 가격이 채굴 비용 대비 내부수익률(IRR)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다수의 원자재 공급 계획을 촉발, 장기적인 수요공급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리튬은 2022~2023년 총 생산량이 같은 기간 수요 증가폭을 상회하는 상황이고 니켈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의 수출 물량이 충분한 데다가 재활용 효율이 높다. 이번 가격 급등은 일시적인 영향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전기차와 2차전지 산업의 구조적 성장은 훼손되지 않았고 현재 밸류에이션도 지난해 저점 수준이다. 배터리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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