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가구 1주택자의 보유세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해 세금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다만, 앞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던 터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0년보다 2021년 공시가격 수준을 적용할 때 세 부담 완화 효과가 더 크다고 해명했다.
23일 국토교통부는 2022년 1월 1일 기준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공개하고 올해 전국의 공동주택 평균 공시가격을 전년 대비 17.22% 올렸다. 지난해 상승률인 19.05%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지만, 그간의 집값 급등 영향으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1가구 1주택자에 한해 재산세·종부세 과표 산정 시 지난해 공시가격을 적용하는 방안도 함께 내놨다.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낮거나 같은 경우에는 올해 공시가를 적용하는 예외 조항도 적용했다.
다만, 앞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등 야당인 국민의힘과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모두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과표 동결 기준 시점을 2021년 수준으로 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국토부가 표준부동산 공시가격가격안 열람 발표 당시 제시한 원칙을 바탕으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 국토부와 기획재정부는 해당 결정에 대해 2020년 환원이 아닌 2021년 수준으로의 동결이 오히려 조세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더 크다고 해명했다.
신중범 기재부 재산소비세정책관은 이번 결정에 대해 "전례가 없는 일"이라면서 "공시가격이 급등에 대한 세부담이 크게 느는 것을 방지하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려운 경제 여건 등을 감안해 한시적으로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며 향후에는 조세특례법을 통해서 조치할 계획"이라고 이날 발표의 취지를 설명했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의 경우" 2021년 수준으로 과표를 동결하더라도 특례세율의 효과로 전체 주택의 93.1%에 해당하는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재산세가 2020년보다 더 낮은 수준이 된다"면서 "2020년 수준으로 과표동결할 경우에는 공시 6억 원 이하 주택에는 오히려 세부담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재산세 특례세율로 공시가 9억원 이하의 1가구를 소유한 1주택자는 구간별로 0.05%p(포인트) 감면을 적용받는다.
국토부와 기재부는 이번 결정의 효과의 최대 수혜자로 6억원 이하의 1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로 꼽으면서, 약 980만호의 1주택자 가구가 총 5651억원의 세부담을 경감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2021년 수준을 넘어 2020년으로 과표기준을 환원할 경우에는 지방세수가 5000억원이나 추가 감소하기에 이 역시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발표안을 놓고 여당인 민주당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모두와 충분히 협의했다고도 강조했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인수위 위원들과 민주당(실무협의), 장관급 협의에서도 이를 보고했고 추후에도 계속 소통하며 협의를 해 나가겠다"면서 "기존의 2021년도를 적용하는 방안이 6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더 유리한 점 등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렸고, 추가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진현환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당선인 공약 중 이 부분 말고도 공정시장가액비율 등을 수정하는 등에 대해서도 인수위와 충분히 협의해 보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법률 개정사항은 국회하고도 소통하면서 방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1년 전의 공시가격을 보유세 과세 기준으로 적용하는 원칙이 확정되기 위해서는 결국 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특히, 7월 재산세 부과를 앞두고 있기에 올해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월에는 국회에서 법이 개정돼야 한다. 이에 대해, 이날 오전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 장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확정안에 대해서는 조특법 등 법령 개정안 발의, 전산시스템 개편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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