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덕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오늘날 거친 역사의 파고를 이겨내고 지금처럼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고객님께서 보내주신 한결같은 사랑과 성원 덕분"이라며 "완전 민영화는 위대한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우리 여정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더 크고 높은 영광의 역사를 펼쳐나가자"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이 행장은 3대 경영 키워드로 △고객 △시장 △직원을 제시했다. 그는 "위대한 은행은 얼마나 많은 고객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느냐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고객의, 고객에 의한, 고객을 위한 우리은행은 당연한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 이 행장은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경계의 붕괴이며 보호 산업이었던 금융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며 "기존 은행뿐만 아니라 거대 플랫폼과 거대 IT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테크놀로지와 플랫폼에 우리의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취임식은 이 행장 뜻에 따라 참석 인원을 최소화해 간소하게 진행됐다. 이 행장은 취임식 직후 서울 지역 오랜 거래처 방문을 시작으로 방문 고객 수가 전국 최상위 지점인 수유동금융센터를 찾아 현장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이 행장은 취임 전부터 기존 임원 절반가량을 교체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으며 비서실 폐지 등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5일 임원 (부행장·부행장보) 19명 가운데 11명을 새로 발탁하고 외부에서 영입했다. 몇 단계를 뛰어넘는 이례적인 승진 인사를 실시하는가 하면 50세 외부 인사를 임원에 앉히면서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예고하는 파격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비서실은 인사부 소속 비서팀으로 대폭 축소되며 은행장 지원 조직에 대한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영업총괄과 외환 등 현장 영업 담당 조직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 중심 현장 경영'을 실천하고자 본부 지원 조직을 축소하고 영업부문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비서실을 폐지하는 건 약 2년 만이다. 그동안 회장·행장 겸직 시 비서실을 지주로 통합했다가 행장을 분리하면 은행 비서실을 따로 꾸리는 식으로 운영되었다. 이 은행장이 스스로 비서실을 없애는 것은 지주와 은행의 장(長)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과 '원팀'을 이뤄 은행과 비은행 간 유기적 협력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가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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