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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NA가 일본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재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자사 현지거점의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30%에 달했다. ‘향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응답(50.4%)까지 합치면 부정적인 영향을 전망하는 응답은 80%에 육박했다. 구체적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가장 많았다.
조사는 3월 15일부터 18일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일본인 주재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실시됐다. 유효응답 수는 14개국・지역에서 686건.
우크라이나 위기가 자사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향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응답이 50%로 가장 많았다.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는 13.7%, ‘다소 있다’는 14.0%로 총 27.7%.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11.5%에 그쳐, 대부분의 주재원들이 자사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모르겠다’는 8.2%.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응답도 있었다. 한편, 특히 호주지역의 경우,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가 0.3%, ‘향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가 1.0%로 나오는 등 일부지역은 사업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식품・음료, ‘영향있다’가 과반수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을 국가・지역별로 보면, 베트남이 45.6%로 가장 높았으며, 싱가포르(40%), 인도(34.1%), 필리핀(32.7%)의 순이었다. 인도네시아는 12.2%로 가장 낮았으며, 중국, 홍콩, 한국, 태국, 미얀마, 말레이시아도 30% 미만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8.7%, 비제조업이 25.7%. 분야별로는 ‘식품・음료’가 53.3%로 유일하게 50%를 웃돌았다. 이 밖에 ‘석유・화학・에너지’가 46.4%, ‘건설・부동산’이 39.3%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부정적인 영향이 있거나 앞으로 예상되는 이유(유효응답 536건, 복수응답)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 ‘원유・에너지 가격 상승’, ‘운송비용 상승’ 등의 응답이 모두 300건을 넘었다.
구체적으로는 ‘물류비 상승 및 납기 지연이 우려된다’(태국/석유・화학・에너지), ‘곡물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어 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중국/식품・음료) 등 비용부담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우크라이나산 원료를 구매하고 있기 때문’(베트남/식품・음료), ‘우크라이나산 동관을 베트남에 수입하는 계약을 맺었으나, 생산을 할 수 없게 되어 계약이 취소됐다. 그 대체품을 고객과 논의중이나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대만/금융・보험・증권), ‘러시아에 대한 판매대금 회수 우려’(싱가포르/식품・음료) 등 직접적인 영향을 거론하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소비심리 냉각’(중국/사륜・이륜차・부품), ‘시장의 구매의욕 저하, 원유가격 상승 영향’(인도/사륜・이륜차・부품) 등 물가상승이 소비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기도 했다.
부정적인 영향 중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러시아가 주로 수출하는 니켈, 알루미늄, 팔라듐과 같은 비철금속과 철강・강재가격의 급등을 지적하는 의견이 두드러졌으며, 이 밖에 플라스틱, 수지,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화학제품을 거론한 응답도 많았다. 식품・음료기업은 밀, 대두, 해바리기씨유 등을 꼽았다.
한편, 긍정적인 영향이 있거나 예상된다는 응답에는 ‘러시아, 우크라이나산 원료의 공급불안에 따라 호주산으로 전환되는 수요’(호주/무역・상사)와 같이 대체 조달지 기회를 엿보는 의견도 있었다.
■ 물가상승이 경기 불안 요소로
우크라이나 정세를 감안, 주재국・지역의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가운데 리스크를 묻는 질문(유효응답 686건, 복수응답)에는 ‘물가 상승’이 410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러한 응답의 비율은 싱가포르가 86.7%(26건)에 달했으며, 필리핀(75%), 미얀마(75%), 베트남(73.5%), 홍콩(72.7%) 등이 70% 이상을 기록했다. ‘서프라이 체인 혼란’이 동률인 인도와 ‘수출대상국의 향후 전망’이 동률인 뉴질랜드까지 총 11개국・지역에서 물가상승을 최대 리스크로 꼽았다.
중국은 ‘국제정세 동향(미중 긴장 등)’이라는 응답이 91건(65.5%)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도 56.3%로 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전에는 연간 150만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찾은 태국에서는 ‘러시아 관광객 감소로 인한 관광산업 타격’(무역・상사)과 주요산업 중 하나인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었다.
<응답자 내역>
응답자의 업종별 비율은 제조업이 48.4%, 비제조업이 47.7%, 공적기관 등 기타가 3.9%. 국가・지역별로는 중국 139건, 태국 95건, 인도네시아 82건, 베트남 68건, 필리핀 52건, 대만 49건, 인도 41건, 호주 39건, 말레이시아 35건, 홍콩 33건, 싱가포르 30건, 한국 16건, 미얀마 4건, 뉴질랜드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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