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경영진을 전면 교체하고 새 조직을 구성하며 사회적 책임 행보를 강화하고 나섰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실질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카카오는 29일 제주 본사에서 제27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남궁훈 단독대표를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의장직을 내려놓은 김범수 이사회 의장 대신 김성수 공동체얼라인먼트 공동센터장이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맡게됐다.
사내이사 3명도 전면 교체됐다. 남궁 대표와 김성수·홍은택 공동체얼라인먼트 공동센터장 등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것. 이로써 김범수 이사회 의장,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등 기존 사내이사 구성원이 모두 물러나게 됐다.
앞서 카카오는 올해 1월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를 새로 구성해 자체 컨트롤타워 조직을 강화했다. 작년 불거진 플랫폼 갑질 논란과 최근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먹튀 등 사태가 계기가 됐다. CAC에서는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사업 전략을 설정하고 이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사내이사 전면 교체 역시 사회적 책임을 통감한 카카오가 조직 쇄신의 일환으로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 전문가 "실질 방안 아냐" 한 목소리
하지만 전문가들은 CAC만으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봤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계열사 관리조직을 만든다고 지배구조가 진일보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관리조직 자체로만 보면 의미하는 바가 별로 없다. 임시방편인 태스크포스(TF)나 위원회와 다를게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원진 등의) 스톡옵션 먹튀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앞으로가 더욱 중요해보인다"고 말했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사내이사직에서 퇴임한 것을 두고 책임경영에 반하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카오의) 실질적인 지배자 김범수 이장이 사내이사에서 퇴임해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책임경영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책임경영은 본인의 잘못 또는 무능으로 인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 이에 대한 법적책임을 온전하게 지는 등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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