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방이전 막고 CEO 3연임 반대"…尹정부 향한 금융勞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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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근 기자
입력 2022-04-0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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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은外 국책은행 부산행 둘러싼 勞政 대립 구도

  • '금융민주화' 포함…노동·금융정책 개선 촉구

지난 1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종조합이 KDB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전국금융노조]

[데일리동방] 조합원 10만명 규모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KDB산업은행(산은) 등 국책은행 지방 이전 공약을 강력 저지할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기조와 관련한 금융그룹 회장 3연임 금지법, 민간 금융사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등도 새 정부를 향한 노동계 핵심 요구사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노조는 4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측에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강조한 산은의 부산행 공약에 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산은 이전으로 지역 균형발전이 저절로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익 훼손, 금융산업 퇴보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인 서울 국제금융허브 포기를 자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노조 측은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 등 수많은 개혁 과제를 제쳐둔 채 새 정부가 산은부터 이전하겠다는 것은 지방선거용 이슈몰이라고 일축했다. 노조는 윤 당선인이 과거 정부의 일방적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효과에 의구심을 드러내며 반대한 점을 들어 인수위가 현재 자가당착 사안을 고집하는 것이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조윤승 금융노조 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지방 이전이 싫어서 떼쓰는 것으로 몰아붙이고 지역 정서에 기대서 비난한다"며 "인수위는 지역 간, 성별 간 갈라치기 행태를 즉각 멈추고 앞으로 닥쳐올 경제와 산업의 위기를 잘 극복하기 위한 방안 강구에 매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노동계는 보수 정권 집권으로 최근 10년 동안 추진된 친노동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한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 중심으로 대정부 노동·금융정책 과제 실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31일 금융노조 주관으로 열린 올해 제1차 금융노동포럼에서 △내부 고발자 보호 및 보상 강화 △금융회사 노동이사제·노조추천이사제 도입 △동일행위·동일규제 원칙 확립 △안전한 노동 환경 보장 △디지털 전환 속 노사관계 의제 등이 주요 안건으로 부각됐다.

모든 산업군을 망라하고 글로벌 미래생존 전략으로 굳어진 ESG 경영을 겨냥한 발언도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금융그룹 회장의 제왕적 지배구조를 견제할 법적 장치로 3연임 금지법을 마련하는 한편 각종 사건 발생에 따른 최고경영자 기소 시 업무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금융그룹(지주) 회장의 장기독재를 막고 황제경영 등 독단적 경영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지주 회장의 임기를 2번(6년)까지 허용해야 한다"며 "3연임이 필요할 경우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3분의 2 찬성)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또 "최근 채용 비리와 관련해 책임자들이 기소 후에도 직무를 유지하면서 회장에 연임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신규 선임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들이 잇따랐다"며 "현재 임직원에 대해서만 기소 시 직무 배제하는 회사 규정이 있고, 임직원의 경우 기소 시 CEO에 대한 직무 배제 규정이 없으므로 관련 규정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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