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호실적에도 주가는 지지부진 세 가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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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2-04-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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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최근에는 4거래일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면서 주가는 6만7000원 선까지 밀렸다. 4㎚(나노미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수율 하락에 따른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고, 주력 거래처의 경쟁사 이탈 가능성, 그리고 금융시장 불안이 더해진 결과다.
 
지난 8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29%(200원) 하락한 6만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6만8000원 붕괴는 2020년 12월 1일(6만7800원)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연초 이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391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외국인의 두 배 수준인 5조8444억원어치를 팔았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8조1188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반된 행보를 나타냈다.
 
외국인과 기관의 이 같은 순매도 움직임에 대해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4㎚ 파운드리 수율 하락과 일부 전략 거래처의 경쟁사 이탈 가능성이 계속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파운드리 수율 문제가 가장 큰 악재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의 TSMC가 1위를, 삼성전자가 2위로 그 뒤를 쫒고 있는 구도다. D램(RAM)과 낸드(NAND) 플래시 같은 메모리 부문은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비메모리 파운드리 시장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먹거리 시장으로 개척 중인 분야다. 하지만 최근 경쟁사인 TSMC에 비해 수율이 크게 낮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을 지배 중인 상태다.
 
이는 고객사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수율 문제로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 위탁생산을 TSMC에 빼앗겼다. 또 블룸버그 등 외신은 미국의 퀄컴이 내년에 출시할 3나노 공정의 차세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파운드리를 삼성전자 대신 TSMC에 맡기기로 했다고 보도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퀄컴 4나노 AP 수율은 3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AP 100개를 만들면 65개가 불량이라는 것이다. 현재 수율 문제가 개선되고 있다곤 하지만 TSMC와 격차를 좁히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 실적 부진 가능성도 부진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기술력과 미래에 대해 물음표가 찍히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가는 부진하지만 반도체 업황은 올해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코로나 이후 소비 패턴 변화를 고려할 때 내년까지 4년 연속 D램 성장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시장 불안과 달러 강세에 따른 외국인의 이탈도 주가 부진의 이유다. 지난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25.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5.60원(0.46%) 뛴 것이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환율은 꾸준히 달러당 1200원 선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3월 들어서는 평균 121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동현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매 부담이 크지 않은 대형주인 삼성전자를 우선적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우려에도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에 대해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미 1분기 실적에서 드러났듯이 이익 개선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주가는 현저한 저평가 상태라는 것이다. 특히 D램 시장에 대한 우려는 기우라는 의견으로 몰리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은 “현재의 우려는 과도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Valuation Discount)를 통해 현재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며 “추가 주가 하락 위험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수요 둔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심화되며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지속 중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메모리 수요보다는 공급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며 “메모리 재고는 건전한 수준인 가운데 반도체 장비의 리드타임 증가, 공급사들의 수익성 위주 전략에 기반해 D램의 수급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선단공정 파운드리 수율 이슈, 하이엔드 스마트폰 판매 우려 및 GOS 성능 저하 이슈, TV용 대형 패널 전략 부재 등 우려로 52주 최저가 수준”이라며 “반면 실적은 메모리를 중심으로 우려를 해소하고도 남을 정도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올해 주가수익비율(PER) 전망치는 8.8배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곧 우려는 과하고, 주가와 밸류에이션은 싸며, 실적은 역대 최대치다. 매수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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